천사의 사슬
최제훈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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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네이버 문학동네카페에서 최제훈작가님이 연재를 하셨던 신작 장편소설「메아리의 고백」이 「천사의 사슬」로 제목을 바꿔서 출간이 되었고 표지를 보았을 때 저는 기대감보다는 약간 실망을 했었습니다.
전작인「나비잠」을 막힘없이 읽었지만 첫 장편소설인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을 생각한다면 뭐랄까, 속된 말로 쌈마이의 느낌(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너무 멀리 간 듯한 느낌을 받아서 많이 아쉬웠어요.)을 받았는 데 변경된 「천사의 사슬」이라는 제목과 표지를 보아하니 역시 그런 쪽이 아닐까하는 우려가 있어서 그다지 읽고 싶지는 않았지만 읽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연재당시의 제목이었던 「메아리의 고백」이 더 좋았다고 생각했지만 소설을 읽어보니 너무 직접적이라서 「천사의 사슬」이라는 제목으로 출간을 했나봅니다.
방화로 인해 벌써 2명이 변사체로 발견되었고 그 사건들을 조사하던 형사 이석 앞에 혼혈이지만 한국국적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김마롤리라는 의뭉스러운 소년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 마롤리가 티말어로 ‘메아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형사와 의문투성인 마롤리의 과거와 방화사건 당일의 행적을 찾아가는 이야기 중간 중간에 이 인물들과 방화로 인해 희생된 인물과 그 인물의 디테일한 면모등을 빚어내는 소설가가 이 엄청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도 삽화처럼 끼워져있었는 데 제가 추리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이라 그런지 저에게는 조금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니까 방화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형사와 그에게 자신의 대부분을 고백하는 소년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소설가의 이야기가 규칙적이지 않고 막 뒤섞여있어서 186쪽의 ‘어디까지가 풍경이고 어디까지가 캔버스의 그림인지.‘ 잘 분간이 되지가 않고 또 ‘캔버스를 들어내면 그 자리에 무엇이 있을지.(같은쪽)‘ 상상조차 되지 않았는 데 후반부에 가면서 다른 분들은 예상했을 지도 모르지만 저는 묵직한 한방을 목덜미에 정통으로 맞은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말을 빙자한 그 뒷이야기(?) 또한 인상 깊었으므로 전작으로 인한 실망감을 꽤 많이 상쇄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구매할 때 이벤트 없었는 데 리뷰하려고 보니 또 생겼습니다.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또 뼈져리게 느낍니다.)
최제훈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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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11-05 1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웬지 천명관 작가의 궤적을 따라가는
듯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놀라운 데뷔작 그리고 그냥저냥...

이번에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도서관에 희망
도서로 신청했습니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 - 제8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전혜정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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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8회째를 맞이하고 있는 혼불문학상!
저도 「나라 없는 나라」를 시작으로 「고요한 밤의 눈」, 작년 수상작 「칼과 혀」까지 어느 순간 혼불문학상 수상작들을 찾아서 읽어보게 되었는 데
그 8번째를 맞이한 올해 혼불문학상의 수상작가님은 바로 2012년 첫 소설집 「해협의 빛」과 바로 올해 3월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첫번째 날」의 전혜정작가님이시더군요.
저는 앞서 출간되었던 소설들을 읽었기 때문에 반가웠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그 소설들이 쉽게 읽혀지지 않아서 어떨지도 궁금했었습니다.
지금 다 읽은 시점에서만 보면 일단 잘 읽혔어요.
「해협의 빛」은 2012년 출간 당시에 읽어서 어땠는 지는 사실 잘 모르지만 바로 올해 초에 출간된「첫번째 날」보다 심오하거나 내용자체에 어려움은 없어서 크게 막힘없이 읽었습니다.
한 때 베스트셀러작가로 추앙받았으나 그 이후에 이렇다할 작품을 내시지 못하던 작가 박상호에게 위대하고 존경받는 대통령인 리아민의 전기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그 것으로 인해 리아민을 직접 만나 이야기도 듣고 그 것을 글로 쓰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관심을 받게 되는 데, 표지 뒷면에 보면 기억을 왜곡하려는 자와 기억을 기록하는 자의 권력의 파워 게임이라는 문구가 딱 들어맞았어요.
대통령의 이야기를 토대로 전기를 쓰는 박상호와 그런 박상호에게 100%의 진실만을 이야기하지 않는 리아민, 리아민의 전기를 쓰는 박상호를 통해 특종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율리같은 기자들, 그리고 그런 박상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김세원 수석비서관같은 리아민 수하에 있는 사람들까지......
정말 많은 인물들의 이해관계가 팽팽하게 엮여져 있어서 읽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전혜정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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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무엇을 가져올지 누가 알겠어 소설Blue 6
박향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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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된 청소년문학 BLUE 시리즈를 2015년 말에 출간된 박선희작가님의 「고양이를 사랑하는 법」과 2016년 4월에 출간된 김근우작가님의 「우수고 스트레스 클리닉」이후로 2년만에 박향작가님의 「파도가 무엇을 가져올지 누가 알겠어」로 세번째 만나보게 됩니다.
박향작가님의 작품도 「에메랄드 궁」과 「카페 폴인러브」에 이어 세번째입니다.
사실 저는 이 소설의 배경이 부산이라는 것을 소설의 후반부에서야 알게 되었는 데 박향작가님이 부산에 살고 계시며 이전에 읽었던 소설들에서도 부산이 등장한다능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앞서 읽었던 「산책을 듣는 시간」처럼 단순히 표지와 제목만으로 내용을 유추하기 어려웠고 청소년문학이라는 장르에 대한 저의 일차원적인 생각으로 인해 소설을 읽으면서 제현, 현제, 기동, 혜진의 아픈 상처와 그 상처로 인해 갈등을 겪게 되는 상황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는 데 저 역시도 제현처럼 불안정한 상황이었고 기동이과 같은 경험을 이들과 같은 나이에 겪어왔다는 사실을 읽으면서 조금씩 망각하고 있었나봅니다.
영원히 죽을 때까지 하나하나 세밀하게 기억할 것 같았던 아픈 기억이 시간이 지나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가니 조금씩 흐려지고 망각이 된다는 것을 보고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제 청소년이라는 범주에 아예 포함되지 않는 나이가 되어가니 청소년문학이 낯설어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읽어보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박향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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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듣는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114
정은 지음 / 사계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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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신 정은작가님의 「산책을 듣는 시간」의 제목이 좋았고 소년과 소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개. 이렇게 셋이서 산책을 하는 모습을 담은 표지또한 인상적이어서 아름다운 이야기이지 않을 까했었는 데 결과적으로 아름다운 이야기이기긴 했지만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아서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수지와 흑백으로만 보이는 한민이 그리고 한민의 눈이 되어주는 골든리트리버 마르첼로
이 셋이 소음으로 가득차있으며 혼탁해진 세상을 알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신체적으로 딱히 불편하지는 않지만 나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또렷하게 이제서야 알아차린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데 누구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을까요? 모든 이에게 사랑을 주고 받고 싶은 데 그 것을 표현할 방법을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것 같아 정확하게는 제가 그 방법을 제대로 써먹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이기적이었던 그 사람의 절반을 제가 원하지는 않았지만 물려 받을 수 밖에 없던 저 역시도 이기적이었고 나 자신만 생각했던 것 같아 후회스럽습니다.
「산책을 듣는 시간」의 정수지와 박한민이 실은 나와 비슷한 나이라는 사실을 소설 중후반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 데 27살까지만 살겠다며 다짐하던 이들이 물론 소설 속 상황이지만 2018년이 되고 27살을 훨씬 넘긴 현재에도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소설 후반에 「산책을 듣는 시간」으로 한민과 마르첼로, 혹은 수지와 함께 한 시간정도 그저 산책을 하는 사업을 하게 되는 데 실제로도 그런 게 있어서 제가 만약에 이들과 산책을 하게 된다면 아무런 이야기도 못하고 그저 한 시간동안 콧물을 흘리며 하염없이 울기만 할 것 같아요.
소설에서나마 위로가 된 것 같아서 정은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정은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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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룸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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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파산」으로 실감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써오신 김의경작가님이 첫 소설집 「쇼룸」을 민음사에 출간(올해 초에 김개영작가님의 첫 소설집 「거울 사원」을 읽고 책 표지에 있는 은박부분이 다 지워져서 불편하다고 리뷰를 했었던 기억이 나는 데 비슷한 구성이라서 살짝 망설여졌지만 표지 디자인이 멋져서 지워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읽었습니다.)
하셨습니다.
제가 사는 부산에는 이케아매장이 없는 데 실제로도 아직 광명과 고양 이 두 도시에만 이케아매장이 있다고 합니다. 「쇼룸」에 실린 8편의 단편 중 첫번째로 실린 (물건들)과 마지막에 실린 (2층 여자들)을 뺀 나머지 단편들에서 이케아광명점과 이케아고양점에 방문하여 그 곳에서 제일 저렴한 9만원의 크노파르프 소파(이케아 소파 바꾸기), 핑크색 소파베드(세븐 어 클락), 빨간색 클리판 소파(이케아 룸)같은 가구나 그런 가구에 어울리는 샹들리에 조명과 플로어 스탠드(쇼케이스)등을 구매하거나 구매 혹은 구경하러 간 이케아매장에 있는 옷장 안으로 들어가 실컷 울거나(계약 동거) 제가 사는 지역구에도 빈집이 좀 있지만 빈집은 늘어나지만 그 곳에서 살고 싶어도 치솟아오르는 집세때문에 살지 못하는 인물이 이케아매장에 있는 쇼룸을 돌아다니며 영화촬영(빈집)하는 것도 인상깊어서 최근에 새로 생긴 새벽 3시에도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LG전자 서비스센터에 몰래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3개월 전에 벨트와 수건, 쿨토시를 구매하러 다이소매장에 갔었는 데 매일 같이 다이소매장에 가서 애견용품이나 계란절단기, 레몬즙짜개, 스카프걸이등을 구매하는 인물(물건들)을 보며 주변에 다이소는 없지만 저도 요즘들어 사야 될 물건이 있었는 데 막상 그걸 사러 이마트나 편의점을 갔는 데 신상품이 보이면 무조건 집어가서 줄어드는 제 호주머니 속 돈을 세면서 정말 큰일이다, 이러면 안 돼. 라고 다짐을 몇 번이나 하지만 또 충동구매하는 제 모습이 떠올랐고 지금도 번듯하지는 않지만 저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에 작은 기쁨을 누리지만 그 전에 (2층 여자들)이 생활하는 고시원에서도 2년정도 살아본 경험도 읽으면서 생각났는 데 그 곳은 그래도 방마다 작은 냉장고가 있어서 남의 음식을 훔쳐먹지는 않았는 데 아무래도 화장실이나 빨래를 하기 위해 세탁기가 공용이다 보니 그런 작은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정작 책을 읽고 느낀 것이나 책의 내용을 많이 이야기하지 않고 제 이야기만 주절주절 늘어놓기만 했네요. 정말 뼈져리게 와닿았던 문장들이 많았는 데 너무 많아서 꼭! 읽어보시라는 말밖에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옛날처럼 양장으로 만들어서 출간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표지가 좀 지워질 수도 있지만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김의경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림문학상 수상하셨는 데 조만간 나올 「콜센터」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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