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희미하게
정미경 지음 / 창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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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세탁소」에 실렸던 (울게 놔두세요)라는 단편이 있는 데 2013년 출간 당시에 읽어서 이 단편이 어떤 내용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 때는 알라딘이 아니라 교보문고나 영광도서에서 구매했던 때였고 읽고 나서의 느낌이나 감상등을 적는 리뷰라는 것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변명에 불과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울게 놔두세요)라는 단편의 제목은 읽은 지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제 머리 속에 깊게 박혀 있는 데, 마지막 소설집인 「새벽까지 희미하게」에 실린 (새벽까지 희미하게)를 포함한 (못), (엄마, 나는 바보에요), (목 놓아 우네), (장마)까지 5편의 단편과 정지아, 정이현작가님 그리고 돌아가시는 날까지 함께 해오셨던 김병종화백의 추모산문까지 읽으며 더 이상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는 없지만 그 동안 작가님이 쓰고 발표하셨던 작품들을 읽으면서 계속 떠오를 것 같습니다.
저도 정미경작가님이 발표하셨던 작품들 모두 읽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읽어 보셨으면 좋을 것 같고 저 역시도 이전 작품들을 읽어보고 읽어보았던 작품들도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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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주 먼 섬
정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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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형용하기 어려웠던 것 같았습니다.
처음 「아프리카의 별」을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고 「가수는 입을 다무네」를 읽었을 때는 다 읽고 리뷰를 쓰기는 했지만 무어라 표현하기 힘들었던 생각이 들었고 소설집이었던「프랑스식 세탁소」도 역시 곰곰하게 생각해보니 하나로 딱 정리되지 않았던 것 같았어요.
바로 정미경작가님의 작품들을 단순히 많이 접해 보지 않았기 때문 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장편소설이 되어버린 「당신의 아주 먼 섬」도 사실은 조금 있다가 읽으려고 했으나 페이지가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방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작가님의 작품은 가볍게 쉬이 읽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요.
닮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의 면모를 자신도 모르게 닮아버리게 된 태원이나 갑갑했던 존재에게서 멀리 벗어나 유배같은 도피를 하던 이우, 엄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는 듣지는 못하지만 기척을 알 수 있는 판도를 보며 저 역시 갑갑하고 구속시키며 결코 닮고 싶지 않았던 존재와 내게 아무런 기억조차 주지 않았던 그 존재를 부인하고 싶었고 그들로부터 아주 멀리 도망쳐나온 제 모습을 보며 당신들이 있는 곳으로 부터 아주 먼 섬에 남겨진 것같은 느낌이에요.
˝사람의 뇌는 죽음의 순간 행복의 물질로 가득 채워진다네. 제 죽음을 감지하면 뇌가 베타 엔돌핀이나 세로토닌 같은 쾌락 전달 물질을 엄청나게 내보낸대. 자신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 같은 거지. 그 순간만은......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네. 그건, 죽음의 원인과는 상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래.˝(185~186쪽)
이 부분을 읽으며 작가님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작가님이 마지막으로 담아두고 싶은 풍경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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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양장 특별판)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콩(책과콩나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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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읽을 생각은 없었지만 2018년 무술년 첫 영화로 「원더」를 CGV에서 보고 나서 바로 알라딘에 주문하였고 읽어 보게 되었음.
워낙 영화를 감명깊게 봤기에 원작 소설 역시 감명깊게 읽었으며 소설 「원더」를 읽으면서 영화 「원더」의 화면이 내 머리 속에 겹쳐져서 보여졌음.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로 제작된 것이라서 원작소설과는 세부적인 디테일이 약간 다르기는 했지만 큰 줄기는 거의 비슷해서 저절로 영화장면이 떠올랐고 주인공인 어거스트 풀먼(어기)를 비롯하여 누나 올리비아(비아), 사랑스러운 강아지 데이지, 풀먼의 친구인 잭 윌, 서머, 올리비아의 남자친구 저스틴과 올리비아의 단짝이자 어기에게 헬멧을 사준 미란다, 그리고 어기를 괴롭히던 줄리안까지......
등장인물 한 명 한 명 모두가 사랑스럽고(줄리안은 좀 얄밉기도 하지만 원래 나쁜 녀석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영화에서는 언급이 되지 않았지만 어기가 어릴 때부터 같이 친구로 지냈던 크리스토퍼(소설 속에서도 잠깐만 등장했음.)의 이야기와 줄리안, 역시 소설이나 영화에서 잠시 등장하는 샬롯의 이야기가 따로 있다고 하니 읽어보고 싶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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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김보통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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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알라딘에서 예약판매 알림이 와서 확인을 했더니 김보통작가의 신작이었음.
제목은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이라고 하는 데 맞는 말이며 읽어 보면서 가난했던 작가의 어린시절을 보며 역시 가난했던 나의 어린시절이 저절로 떠올랐음.
반에서 유일하게 자기 이름을 못 쓰는 아이였을 때 나 역시 구구단을 못 외워서 사랑방(교사휴게실)에 선생님들이 퇴근할 때까지 남아있었고 당연히 숙제나 일기도 쓰지 않아 사랑방의 단골손님이 되었던 기억이 떠올랐고 해당 체급이 3명뿐이라 동메달을 딸 수 있었다는 비밀에 나 역시 초등학교 5학년 운동회때 달리기를 하여 3등을 했는 데 알고 보니 4명이서 뛰었고 내 뒤로 들어 온 친구는 골키퍼였으나 나보다 덩치가 커서 그랬던 것 같았음. 그리고 2등했던 친구의 엄마가 내게 용돈으로 5천원 주었던 기억이 떠올랐고
작가가 청소년 시절에 홀로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물론 나는 아직 외국으로 여행 간 적은 없지만 수학여행을 가면 아버지가 비상금으로 2~3만원정도 주면 용돈이라는 것을 나는 주기적으로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기념품같은 것은 고사하고 군것질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서 아버지에게 1~2만원만 다시 돌려주고 나의 용돈으로 쓰던 기억도 떠올랐음.
크리스마스 때 작가의 부모님이 500원짜리 장난감을 선물로 주었을 때 나도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선물을 우리 아버지에게서 받았는 데 바로 사랑의 체벌이었음.
코피가 터지면서 아버지에게 맞았던 이유는 바로 방을 어질렀기 때문이었고 내복차림으로 쫒겨난 내 모습을 보고 갈비집 주인이 경찰에 신고하여 파출소로 끌려가시게 된 아버지가 명절 때마다 친척들 앞에서 이 일화를 단골 레퍼토리로 쓰셨고 레코드 가게에 대한 추억이 떠오를 때 나 역시 문방구나 음반가게에서 팔던 1500~2500원짜리 최신가요테이프에 미쳐서 가수들의 신곡이 나올 때마다 가게에 가서 어쩌다 생긴 용돈으로 사기도 했고 그럴 여유가 없을 때에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들을 녹음하여 또 다른 테이프에다 복사하여 듣다가 전축이나 카세트를 망가뜨려서 아버지에게 또 맞았으며 보다 못한 사촌 형이 자신이 쓰던 CD플레이어를 주었고 그러다 성인이 되면서 휴대폰(폴더폰이라서 그런지 MP3기능이 없었고 용량도 많지 않았음.)이라는 것을 쓰게 되어 노래를 듣다가 피처폰을 거쳐 지금의 스마트 폰에서 노래를 들으며 하루를 보내는 내 모습이 빠르게 떠올랐기도 하며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매우 ‘서글픈‘ 일이 아닐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또 되새겨져 우울하기도 했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살고 있는 것이 아닐 까, 아무 것도 없었다면 더 불행하고 우울했을 것이며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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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의 피크닉 스트루가츠키 형제 걸작선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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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거의 생산되지 않는 영화비디오테잎을 VTR에 넣어서 재생되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제겐 생소한 (아마도 몇몇분들 빼고는 생소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무려 30년전(제가 태어나기도 전인!)에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던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이후로 아직 다른 작품은 출간되지 않았음.)아르카디 스트루가츠키,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형제 작가(두 분다 돌아가셨지만.)의 대표작이라 할 수도 있는 SF 소설 「노변의 피크닉」을 읽으면서 받았는 데 1970년대에도 SF장르가 무궁무진하게 쓰여졌고 작가의 후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을 쓰고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러시아에서 출간될 수 있었다는 것을 읽으며 머리 속에 저절로 험난했던 과정들이 그려지는 것 같았음.
외계인이 지구에서 버리고 갔거나 놔두고 간 신기하면서 위험천만한 물건들을 목숨을 걸고 구역에서 가지고 오는 스토커들이 인상적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70년대에도 이런 무궁무진한 글을 썼다는 것에 경이로움을 느끼며 아울러 늦게나마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다는 것에 정말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음.
이 형제작가들이 썼던 다른 작품들이 어느 출판사에서 번역되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하게 출간되어 많은 분들이 접해볼 수 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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