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이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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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의 여왕」으로 한 번 만나본 적이 있는 이유작가님의 첫 소설집 「커트」에는 안면인식장애로 인해 아내를 알아 보지 못한 형사 남편의 이야기이자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닟선 아내),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야츠에 홀로 떠났다가 지구도 얼려버릴 추위에 아이스맨이 될 뻔한 남자의 이야기 (지구에서 가장 추운 도시),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가장 친하는 친구는 아니지만 같이 어울리는 조, 류, 박보다 더 똑똑하고 더 잘 나가는 깃털같은 이른바 ‘걔‘로 불리는 존재를 안주삼아 이야기하는 나와 조, 류, 박 그리고 걔가 사는 세상의 이야기 (깃털), 자신과 생김새나 목소리가 같은 복제된 나를 현재에 두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는 나 자신이
자신이 보다 더 뛰어나게 된 자신이 헤어졌던 아내와 애틋한 감정을 만들고 회사를 운영하는 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빨간 눈), 무엇이든 꿈에서 꾼 것처럼 현실에 반영되지만 너무 현실에 반영되다보니 건물이, 도시가, 지금 살아가는 세상이 빠르게 꿈처럼 기이하게 변해가는 (꿈꾸지 않겠습니다), 무심코 놔두고 간 가방만 보면 무조건 가방을 열어야 만 마음이 편해지는 이상하면서도 사연이 있는 뻔선생의 이야기 (가방의 목적), 밤마다 상수와 아버지가 있는 집을 침입하거나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살기에 가까운 눈으로 응시하는 회색후드를 입은 것들이 출몰하는 (밤은 후드를 입는다), 머리카락만이 아닌 머리도 자르는 미용사와 가위로 손가락을 자르며 고통을 느끼지 않는 그의 딸의 이야기이자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표제작 (커트)를 비롯하여 총 8편의 단편이 실렸는 데 인상적이지 않은 단편이 없어서 바로 읽었던 것 같습니다.
앞서 읽은 김도연작가님의 「콩 이야기」와 더불어 책의 디자인 또한 감각적이어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좋은 글을 읽을 수 있게 해주신 이유작가님과 좋은 책을 만나게 해주신 조은혜 편집자님과 책을 내주신 문학과지성사, 그리고 이 소설집의 디자인을 맡은 이경진디자이너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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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2-08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고구마님의 글을 읽고 왠지 모를 감동을 받았는데요. 보통 한 권의 책을 읽고 너무 좋으면 작가님에 대한 이야기로 꽃피우곤 했는데 출판사와 책표지 디자이너님까지 살뜰히 챙기시는 모습보니까 출판사 직원도 아닌 제가 괜히 뭉클해지네요. 맞아요. 한 권의 책은 작가님에 힘만으로 나올수있는게 아닌데요. 늘 감사한걸 놓치고 살았습니다. 덕분에 일깨우고 갑니다^~^

물고구마 2017-02-08 11:17   좋아요 0 | URL
물론 좋아하거나 이전 작품에서 만나봤던 작가님의 작품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표지가 마음에 들어 선택하여 읽어보면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정말 책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을 하는 데에는 여러 사람의 손길이 거치지 않을 수 없어요. 방금 전 극장에서 영화를 봤는 데 영화 한 편에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거치더군요.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더군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