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세기
백민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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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내 말을 전할 불의 혀가 될 결심이 섰느냐.˝
˝너희가 불의 혀가 되겠느냐.˝, ˝너희 몸뚱이로 내 말을
직접 전하여라.˝ ˝내가 열쇠로 그 문을 닫을 것이오, 내가 그 책을 펼쳐 능히 읽을 것이라.˝ ˝나의 불이 세상을 깨울 거야, 나의 피가 세상 전부를 깨울 거야.˝
제가 지금 언급한 이 성경의 한 구절같기도 한 이 말들은 이번에 읽은 절필을 선언하신 후 첫 장편소설을 내신 백민석작가님의 「공포의 세기」후반에 등장하는 말(방금 「공포의 세기」와 같이 딸려온 금정연서평가와 백민석작가님의 인터뷰책자를 보니 실제 성경 구절에서 가져온 것도 있었네요.)들인 데 정말 무섭습니다.
혀에다 열쇠와 책모양의 문신을 세기는 성별도 사는 지역도 나이도 다른 그야말로 이렇다할 접점이 없는 사람들이 시너를 몸에 뒤집어쓰고 불을 질러 유명인사에게 달려들어 함께 불구덩이가 되는 모습들을 보며 너무 섬뜩하고 끔찍했는 데 지금 제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기가 바로 「공포의 세기」여서 실제로 이러한 행위가 일어난다면 더 아수라장이 되지 않을 까 생각했습니다.
이정재, 정우성, 장동건처럼 웃으려고 했으나 그렇게 웃지 못한 모비. 그 모비를 잉태하고 낳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끝내 얘기하지 않은 모비의 엄마 연희. 자신의 아들이 아니었지만 받아들이고 키운 모비의 양아버지.
마치 요셉과 성령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한 마리아의 관계처럼 이 들의 관계도 그렇지 않을까 싶었어요. 특히 아빠, 엄마, 할머니 이 세 단어만 말하고 잘 울거나 잘 웃지 않던 모비에게 태초에 만물이 생겨날 때부터 최초의 인간인 남자아담과 여자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되고 형 카인이 아벨을 살해하여 들판이 핏빛으로 물들이고 파라오의 재앙이 오는 이야기를 쉴새없이 밥도 먹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마리아 발 밑에 묻은 자국이 마치 신성한 처녀가 흘린 피로 피어난 꽃이라며 처녀의 몸으로 모비를 가진 엄마가 거듭 강조하는 모습은 의뭉스럽다 못해 기괴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자란 모비가 폭력을 행사하고 바로 사망에 이르지 않을 만큼 무자비하게 행하는 것을 특히 앞부분에 나오는 모습등을 보며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모비‘라는 이름이 혹시 ‘모비 딕‘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살짝 그런 생각을 했었는 데 인터뷰를 보니 역시 모비 딕에서 따왔으며 모비가 이미 2003년에 나온 장편 「러셔」에서도 한 번 등장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모비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미술치료를 받는 데 미술치료를 담당하는 한창림또한 2000년에 출간 된 「목화밭 엽기전」에 다른 성격을 가진 인물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더 써야될 것 같은 데 이만 줄여야겠어요.
이번 달에는 지금 겨우 4권밖에 읽지 않아,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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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6-12-19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읽을려는데 각오해야겠네요

물고구마 2016-12-20 01:43   좋아요 0 | URL
읽어보시면 조금 덜 공포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현실이 더 공포스럽고 섬뜩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