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텍의 비밀
폴 크리스토퍼 지음, 민시현 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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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문명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 특히 아즈텍이나 마야처럼 아직은 세상에 덜 알려져 신비로움을 간직한 문명의 경우는 더하다. 아즈텍 문명은 멕시코를 중심으로 발달한 문명으로서, 1440년 목테수마 1세가 황제로 즉위한 뒤 거대한 아스텍제국이 되었다. 그런데 1519년 코르테스가 이끄는 스페인 원정대의 칩임을 받게 된다. 당시 제국을 다스렸던 목테수마 2세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이들을 성대하지 맞이했으나 결국 전쟁이 벌어지고 1521년 수도인 테노치티틀란이 함락되면서 신전 등 수많은 건축물이 파괴된 채 아즈텍 문명은 멸망하게 된다. 이런 역사를 간직한 아즈텍을 배경으로 하는 책이어서 제목을 보자마자 너무나 읽고 싶어졌다. 도대체 아즈텍 문명의 어떤 비밀을 알려줄 것인지 몹시 궁금했다.

   이 책은 두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1521년 멕시코를 정복했던 코르테스가 황금 및 보물들을 숨겨 놓은 장소를 적어놓은 코덱스를 가지고 스페인으로 오던 도미니크 수도사회의 신부가 탔던 배가 플로리다의 카요 후에소에서 침몰하면서 코덱스가 사라지는 것과 1962년 열핵폭탄을 싣고 오던 미군의 전투기가 유카탄의 정글에 추락하게 된 얘기다.

  이를 중심으로 <렘브란트의 유령>에서도 나왔던 핀 라이언과 빌리 필그림 경은 역사학자였던 핀의 아버지가 종종 이야기하셨던 도미니크 수도회 소속 신부가 스페인에 가져 오려 했던 코르테스의 코덱스를 찾는 작업을 하게 된다. 그 코덱스에는 코르테스가 숨겨 놓은 황금뿐 아니라 몬테수마 2세가 엄청난 보물을 숨겨 둔 유카탄의 비밀의 사원의 위치가 기록돼 있었다. 코르테스는 스페인 왕실이 아즈텍의 황금과 보석을 빼앗기 위해 종교재판을 열어 자신을 이단자로 내몰까 두려워했는데, 바로 그 코덱스가 코르테스를 종교재판에 세울 증거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코덱스에 대해 조사하는 것을 방해하는 자들이 있으니 그들은 바로 교황청의 비밀결사대인 까발로 네로(흑기사단)였다. 이들은 신성을 지킨다는 명목 하에 교황청에 불리한 일을 하는 자들을 색출해 제거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왜 이들이 핀과 빌리가 코덱스를 찾으러 가는 것을 막으려 했는지는 또 다른 사건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명목상으로 제약 업체이지만 고대의 보물을 찾는 사업도 하고 있는 제임스 조나스 노블이 운영하는 회사가 나온다. 이 회사의 신약 개발과, 유카탄 반도에 살면서 이들에게 약초를 공급하는 마약상 구즈만과의 관계에 그 답이 있다. 결국 이들은 유카탄 반도에서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코덱스의 비밀도, 제약 업체의 비밀도 알게 된다.

  등장인물들도 다양하며 끊임없이 사건이 이어지지 때문에 숨 돌릴 틈 없이 읽게 만든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저자의 박학다식함에 놀라게 만든다. <렘브란트의 유령>에서도 미술품과 배에 대한 저자의 박학다식함에 깜짝 놀랐는데, 이번에는 고대 유물에 관한 얘기, 폭탄, 신약 개발, 미국과 소련의 냉전 체제 시의 쿠바와의 관계 같은 정치적인 내용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놀라운 지식을 보여준다.

  마치 스펙터클한 영화 한 편을 본 듯하다. 책 뒷표지에 실린 해외 독자평을 보니 ‘여성이 주인공인 인디아나 존스’라고 평해 놓았는데, 그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많은 지식을 담고 있다. 아무튼 영화로도 나오면 대성공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핀 라이언은 저자의 전작인 <미켈란젤로 노트 2006>, <루시퍼 복음 2007>에도 등장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은 <렘브란트의 유령>과 이 작품만 국내에 출간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다른 작품들도 빠른 시일 내에 읽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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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나비처럼 2
야설록 지음 / 형설라이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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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우와 수애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원작 소설로서, <남벌><아마겟돈>,<북벌><동풍><대란><카론의 새벽> 등 유명 만화의 스토리 작가였던 야설록의 작품이다. 작가가 쓴 만화들은 아직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책을 보니 그 책들도 무지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명성황후 민자영의 삶과 사랑 얘기를 담고 있다. 재미있으면서도 슬프다. 아마 이게 사실이라면, 그리고 그 당시에 나왔더라면, 대단한 사건이 되었을 것이다. 일국의 왕비에게 연인이 따로 있었다니 이 얼마나 크나큰 스캔들인가?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저 마음 아픔 사랑만 있다. 명성황후가 황후가 아니라 민자영이었을 때, 그녀는 무사 무명을 보게 되며 첫눈에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무명 또한 그랬다. 하지만 이 둘의 사랑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인현왕후의 후손이라는 명분 외에는 너무나 가난했고 믿고 의지할 사람 하나 없었기에 어떻게 해서든 국모가 되고 싶었던 민자영은 민자영대로 마음으로 사랑을 간직하고, 어머니의 원한 때문에 흑귀로 살 수 없게 된 무명은 무명대로 바라만 보는 사랑을 선택한다.

  이 둘의 아픈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흥성대원군에게는 명목만의 왕비로 앉혀지기 위해 선택되었지만 그렇게 있기에는 너무나 똑똑했던 명성황후간의 정치적인 줄다리기도 자세히 들려준다. 왜 명성황후가 흥선대원군과 등을 질 수밖에 없었는지, 또 그녀가 흥선대원군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결국에는 어떻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는지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너무나 슬프다. 그러면서도 평생 빛이 바래지 않은 사랑이어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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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나비처럼 1
야설록 지음 / 형설라이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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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인 수애와 조승우가 나오는 영화 광고 때문에 더욱 더 보고 싶었던 책이다. 게다가 이들이 연기한 주인공인 명성황후와 그녀를 사랑했던 무사의 이야기라고 하니, ‘명성황후에게 고종 말고 또 다른 정인이 있었다는 말인가?’ 하는 놀라움에서 더욱 더 궁금했던 이야기다. 그런데 작가가 야설록이었다. 작가에게는 죄송하긴 하지만 사실 난 야설록이란 작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왜냐하면 만화를 전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름은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작가 약력을 보니 <남벌><아마겟돈>,<북벌><동풍><대란><카론의 새벽> 등 유명 만화의 스토리 작가였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분이다.

  이야기도 아주 재미있다. 역사 소설을 읽을 때마다 어디까지고 사실이고 언제까지가 허구인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이 책을 보니 명성황후가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매력적인 여성이었던 것 같다. 담대하고 야망이 있는 여성이었다는 얘기야 워낙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지혜롭고 사랑스러운 여성이었다.

  그러면서도 무척 고독하고 불쌍한 여성이었다. 한 남자를 사랑했지만 평생 그 사랑을 간직하고만 살아야 했기에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녀를 먼발치에서만 사랑해야 했던 무명의 삶도, 또 무명과 울림 없는 사랑을 했던 함선의 삶도 무척이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명성황후 민자영은 외척의 세도정치를 끔찍이도 싫어했던 흥선대원군 덕분에 왕비가 된다. 인현왕후의 후손이라는 명분 외에는 가진 것도 없고 주위에 기댈 만한 세력 기반도 없는 그녀였기에 왕비가 된다. 그런 그녀에게 무명이라는 무사가 다가온다.

  검은 옷을 입은 차림새가 귀신같다 하여 ‘흑귀’라 불리게 된 무명은 천주교인들을 잡아다 관기에 바친 일을 한다. 어머니를 죽게 한 세상에 복수하기 위해. 무명은 천주교인으로 몰려 어머니가 억울한 죽음을 당한 뒤 중국의 마적단에 노예로 팔리고 그곳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검술을 익혀 대단한 실력을 가진 무사가 된다.

  이런 그가 우연히 일로 왕비 간택일을 기다리고 있는 민자영을 우연히 알게 되고, 그녀의 눈빛에 매료돼 평생을 그녀를 위해 바치기로 한다. 하지만 이 일로 무명의 앞날은 순탄하지가 못하다. 왕비가 될 분을 함부로 만났다는 이유로 흥선대원군의 수하이자 민자영의 처소를 지키는 이뇌전으로부터 목숨을 건 결투를 받게 된다. 그 후에는 노스님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고 궁궐을 지키는 무사가 된다. 그렇게 다시 명성황후를 재회하게 된 무명은 황후가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는 도움을 주지만,  명성황후가 흥선대원군과는 다른 정치노선을 걷게 되므로 끊임없이 대원군의 세력들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그러다 결국에는 명성황후를 지키고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된다.

  명성황후에게 조용히 왕비로서 살아줄 것을 바랐던 훙선대원군과, 그렇게만 살기에는 너무나 똑똑하고 기개가 넘쳤던 명성황후의 대결을 보게 되어서 안타까웠다.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면서 한 나라의 왕비로서 위엄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써 사랑을 저버리고 살아야했던 그녀의 사랑과,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기만 하면서 적들과 싸우면서 치열하게 살다간 무명의 삶이 마음을 너무나 아프게 한다.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일까? 말하지 않고 눈빛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사랑이 가능할까? 말하지 않아도 믿어주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갑자기 사랑이 너무나 어렵게 느껴진다. 서로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어찌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렇게밖에 사랑할 수 없었으리라. 그렇게 힘들고 슬픈 사랑을 말이다. 그런 것 보면 우린 참 쉬운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항상 상대의 대답을 기다린다. 참사랑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너무나 잊고 있었던, 조선의 국모이셨던 명성황후의 수난을 되새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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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기적의 공부법 - 초등학생이 꼭 익혀야 할, 명진어린이책 08
야스코치 데츠야 지음, 김현영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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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는 중고등 학생을 위한 학습 코칭 책뿐만 아니라 이 책처럼 초등학생을 겨냥한 학습코칭 책도 나오고 있다. 반가운 현상이다. 아이들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게 하려면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런 책들이야말로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목적에 대해 확실히 알려줌으로써 스스로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요즈음 아이들이 선망하고 있는 사람들로는 단연 연예인과 운동선수가 많을 것이다. 그들의 화려한 모습과 엄청난 수입 얘기를 들어보면 그런 직업을 꿈꾸게 된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남과 다른 특출한 재능이 한 가지만 있어도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공부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도 밝혀 놓았지만 유명한 운동선수나 연예인이 되는 것이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겠다. 차라리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비율상 훨씬 쉽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함이 공부를 해야 하는 목적이 아니라,  그보다는 근본적인 목적, 즉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내고 평생 즐겁게 일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하루에 1가지씩 30일에 걸쳐 조금씩 공부 습관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이 적혀 있는데, 공부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는 14가지의 비결, 단시간에 성적을 올리는 비법 7가지, 암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 9가지를 알려준다. 또한, 모든 방법마다 자신의 현재 상황이나 문제점을 적어볼 것을 지도해 주는 ‘저절로 공부가 되는 내 맘대로 공책’이 있어서,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반드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독려해 준다.

  이 중 단시간에 성적을 올리는 비법 부분에서 눈을 반짝이며 볼 아이들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 단원은 다른 중고교 학습법 도움서에서 나오듯이 과목별 공부 요령을 족집게처럼 찍어주는 코너가 아니라 공부의 기본기를 익히도록 도움을 주는 페이지다. 공부의 기본기는 다름이 아니라 ‘집중력’과 날마다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낭건 능흥 목자 우순’이라고 공부가 팍팍 되는 마법의 주문을 알려준다. 이것이 바로 공부를 잘 하게 하는 비결인데 그 세부적인 사항은 책을 참고하시라.

  요즈음 교육 분야에서는 자기 주도 학습이 ‘키워드’인 것 같다. 여전히 사교육이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공부에서는 자기 주도 학습만큼 효과가 있는 것이 없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 실천한다면 분명 자기 주도 학습을 체득하고 습관화하게 될 것이다. 무작정하는 공부는 아이들에게 의무가 되고 힘이 든다. 공부가 궁극적으로는 아이를 행복에 이르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려주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그 지름길에 가는 이정표로써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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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의 세계사
폴 존슨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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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보고 내가 익히 아는 세계사의 영웅들을 떠올려봤다. 알렉산더 대왕, 카이사르, 나폴레옹, 칭기즈칸, 링컨 등이 떠올랐다. 아마도 이들이 세계사의 흐름을 많이 바꿔놓지 않았을까 생각돼 나는 이들을 영웅으로 떠올렸다. 그런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영웅은 내가 생각하는 영웅과 많은 거리감이 있었다.

  이 책은 전부 13개 항목으로 나눠서 영웅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이 중 ‘세계사에서 가장 빛나는 이름’편에서 소개된 알렉산드로스 대왕, 율리우스 카이사르, ‘근대의 포문을 연 전쟁 영웅들’편에서 소개된 워싱턴, 넬슨, 웰링턴, ‘구시대를 뒤흔든 거물 정치인’편에서 소개된 윈스턴 처칠과 샤를 드골, 남북전쟁의 영웅으로 소개된 링컨과 로버트 리 장군 정도가 내가 생각했던 영웅에 속했던 사람들이고, 다른 사람들은 내가 한 번도 영웅이라고 생각해 보지 못한 사람들이어서 다소 의아스럽기도 했고 흥미롭기도 했다.

  특히 맨 첫 단원에서 소개된 드보라, 유딧, 삼손, 다윗의 이야기는 이 작가가 혹 유대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대인들의 영웅에 대해 자세히 적어놓았다. 이 중 유딧은  내가 최근에 읽은 서양화집에서 아르테미시아 젠텔레스키라는 근대 여성 화가에 의해 자주 그림 소재도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었기에 남다르게 다가왔다. 왜 유딧이 화가들의 단골 그림 소재가 되었는지, 그리고 저자가 왜 그녀를 영웅으로 꼽았는지가 잘 설명돼 있다.

   ‘파티의 여왕’편에 소개된 패멀라 베리와 ‘전사의 심장을 지닌 불꽃같은 페미니스트’에 소개된 부디카 여왕은 처음 듣는 이름이었는데, 이는 아마 작가가 영국의 역사가이기 때문에 영국사 중심으로 영웅을 선정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부디카는 60~61년에 브리튼족이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을 때 로마에 항거해 반란을 일으켰던 여성 영웅이라고 한다. 패멀라 베리는 프랑스의 문화 산실이 되었던 살롱 문화를 영국에 정착시키려 했던 여성인데, 영국에서는 살롱 문화는 정착되지 않고 대신 파티라 열렸다고 한다. 이들의 파티는 예술가 들이 주로 참여했던 프랑스 살롱과는 달리 정치인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정계에 직접 나설 수 없는 여성이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역대 잉글랜드 국왕 중 가장 위대하다고 평가받을 만한 헨리 5세, <유토피아>를 쓴 토머스 모어, 에드워드 4세 사후에 여왕으로 추대되었던 제인 그레이, 스코틀랜드의 메리 스튜어트, 엘리자베스 1세, 군인이자 시인이었으며 <세계사>를 쓴 월터 롤리경이 소개되었다. 또, 영국의 역사가이자 비평가인 토마스 칼라일의 아내로서 남편에게 1000통이 넘는 불평의 편지를 보냈지만 남편의 작품에는 헌사를 아끼지 않은 제인 웰시 칼라일의 얘기도 들려준다. 그녀의 편지들은 작품으로 나와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이들은 내게는 그다지 세계적인 영웅 같지 않은데 저자는 이들을 영웅이라 소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우리가 익히 알고는 있지만 영웅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인물들이 소개돼 있다. 철학자인 비트겐슈타인, 미국의 여류시인 에밀리 디킨슨, 미국의 영화배우 겸 희곡작가인 메이 웨스트, 배우인 매릴린 먼로가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최근의 인물로는 레이건 미국 대통령, 대처 영국 총리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냉전체제를 종식시킨 영웅으로 설명돼 있다.

  영웅이라고는 내가 전혀 예상지 못한 인물들도 많았지만, 저자들이 이 사람들을 영웅으로 꼽았던 기준은 자신을 굳게 믿고 결코 신념을 흔들리지 않았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면을 부각시켜 보느냐에 따라 영웅으로 평가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소신대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위대한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결코 영웅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내가 조금은 미안해지기까지 한다. 아무튼 다른 사람들의 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숙연해지게 된다.

  이 책은 폴 존슨이 <창조자들>과 <지식인들>이라는 작품들에 이어 쓴 3부작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자는 전작에서는 인간의 창조성과 위선을 보여주기 위해서 애썼고, 이 책에서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사람들만이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려고 했다고 한다. 그의 의도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다른 사람의 삶의 얘기를 듣는 것은 내 인생을 알차게 하고 나를 성숙되게 하는 자양분이 되는 것 같다.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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