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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만의 도시 ㅣ 책벌레만 아는 해외 걸작 1
헨리 빈터펠트 지음, 김정연 옮김, 채기수 그림 / 아롬주니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읽으면 읽을수록 재밌는 책이었다. 일명 해적단이라 불리는 말썽쟁이 악동들을 피해 어른들이 전부 사라진 마을을 아이들이 스스로 규제하고 질서를 잡아간다는 재밌는 설정의 이야기다.
이 마을에 오스카를 대장으로 하는 말썽쟁이 아이들의 모임이 있었다. 그 행동이 얼마나 지나친지 어른들도 도저히 통제할 수 없을 지경이어서 일명 해적단으로 통했다. 그런데 이 해적단의 일원이 윌리가 고양이 꼬리에 자명종을 달면서부터 큰 사건이 벌어진다. 잠을 자다가 자명종 소리에 놀라서 깬 고양이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바람에 가게에 불이 나고 기물이 파손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진다.
어른들이 크게 혼낼 것이라고 예상하고 해적단 아이들은 잔뜩 몸을 사리고 있었지만 그날 저녁은 조용히 넘어가고 오히려 다음날 큰 사건이 생긴다. 물과 전기도 끊긴 채 마을 어른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아이들은 그날 저녁이면 어른들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두 파도 나뉜다. 오스카를 비롯한 해적된 이 기회를 마을을 마음대로 하겠다고 작정하고 여기저기서 물건도 훔쳐다 먹고 저희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들에게 협박까지 한다.
반면 ‘교수’란 별명의 주인공과 토마스, 마리안 등은 해적단과 뜻을 달리하는 아이들을 규합해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질서를 잡아가려고 노력한다. 배고픈 아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수력 발전소를 돌려서 물과 전기를 공급하려고 애쓴다. 나중에서는 해적단을 해체하게 만든다. 부모님들은 하루만에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아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이틀 뒤에나 돌아오는데 왜 그랬는지는 책에 나와 있다.
이 책은 독일의 세계적인 어린이 소설 작가인 헨리 빈터펠트의 대표작이다. 외딴 곳에 있는 작은 도시인 팀페틸에서 벌어진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자가 수력 발전소, 수동식 전화, 전차 등 20세기 중반 독일의 생활환경을 전해주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부모와 어른들의 보살핌과 보호를 받으며 자란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어른과 학교에 테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자리잡고 있다. 모험과 일탈을 꿈꾸고 옳든 아니든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을 때도 있다. 이런 심리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의 자립과 모험, 자율과 정의를 경쾌하게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