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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번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생애 단 한 번>은 제목과 지은이에 끌려서 보게 된 책이다. 장영희 교수의 글은 신문지상에서 아주 가끔 읽긴 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없다. 다만 그녀가 암으로 고생하다 생을 마감했고 암투병 중에도 강단에 섰으며 신문에 멋진 영시들을 소개했고 관련 책자도 냈다는 것 정도만 기억하고 있다.
요즘 또래의 엄마들과 책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이 책의 제목이 중년의 내 나이 정도면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장영희 교수를 통해 멋진 영시 한 편을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장애를 가졌음에도 멋진 사회생활을 했던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무언가 교훈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이 책은 수필인 만큼 장 교수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 다수 수록돼 있다. 그녀의 장애가 마음 아팠으며, 그녀가 장왕록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영문학자 아버지를 두었으며 그 아버지의 사랑 덕에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었음을 알고는 부럽기도 했다. 또한 영문학자가 되기 위해 장애인을 받아 주지 않으려는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밤을 새워 공부했던 것, 학생들을 마음으로 대하려고 노력했던 점 등 좋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러면서도 소시민적 삶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도 있어 좋았다. 다니고 있는 성당의 미사 시간에 갑자기 나눔을 하라고 한 신부의 말씀에 자신의 것들 중 못 줄 이유가 들어가면서 기껏해야 주머니 속 사탕 하나를 꺼내 옆의 할머니께 내밀었는데 그 할머니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구심이라는 환약을 내놓았다는 이야기 중 보통 사람이라면 고민했음직한 이야기도 있어 공감하면서 읽었다.영문학자인만큼 좋은 영문학 작품이나 영시에 뽑은 인용 문장들도 선사해서 좋았다.
아직도 작가가 내 생애 단 한 번 다음에 어떤 문장을 쓰려 했는지 궁금하다. 나 또한 그 문구 다음에 어떤 문장을 보태야 할 지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