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아리랑 - 항일독립전쟁 유적에서 외치는 광복 70주년의 함성
최범산 지음 / 주류성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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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영화 <암살>을 보면서 약산 김원봉을 알게 되었다. 학창시절 국사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전혀 없던 사람이었다. 의열단에 대해서는 배웠던 것 같은데...그리고 나는 나름 역사 책 읽기를 좋아하고 우리 역사에 대해 많이 안다고 자부했었는데, 생각해 보니 내가 아는 역사는 조선시대까지인 것 같다. 격동의 시기였던 우리나라 근대사와 독립운동사에 대해서는 단편적으로 알고 있거나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이 책 <두만강 아리랑>을 보는 순간 꼭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은 작가인 최범산이 북간도 지역의 항일유적지를 탐방한 기행문이다. 역사학자가 아니라 작가가 이런 책을 냈다는 것부터가 놀라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안중근 의사가 히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하얼빈을 비롯해 윤동주 시인과 명동학교가 있던 용정,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 전적지,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전투 유적지, 북간도에 있던 한인들을 대학살했던 경신 대참변지와 기타 북간도의 여러 항일독립운동지와 두만강을 둘러본 여정과 소감을 들려준다.

그는 그곳에 가기 위해 많은 자료를 조사했고 관련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려고 애썼다. 그가 들려주는 북간도의 항일 독립 운동 유적지들은 보전이 잘 안 돼 비석만 남아 있는 곳이 대다수였다. 그곳이 중국 땅이어서 우리나라의 연구 역량이 미치지 못한 곳이기도 하거니와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그 당시 간도에 머물렀던 우리나라 사람들을 소수민족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도 듣게 되어 읽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광개토대왕비나 백두산을 보러 가면서도 항일운동지를 방문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연변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반성이 되었다. 나 역시도 그동안 역사책을 읽을 때에 앞서 말했듯이 고대부터 조선사를 주로 읽었지 독립운동사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2007년에는 서간도 항일독립전쟁 유적 답사기인 <압록강 아리랑>을 썼고, 이 책은 지난해의 광복 70주년을 맞아서 출간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었고 지금은 비석으로나마 그 흔적이 남은 여러 유적지를 볼 수 있었으며, 홍범도 장군과 봉오동 전투, 김약연과 송몽규, 용정의 만세운동, 성악곡 선구자의 진실, 경신참변과 자유시참변 등 몰랐던 인물들과 역사적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특히 큰 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때문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채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던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와 러시아의 힘을 빌어 외세에 항거하고자 했던 우리 독립군이 자유시에서 참변을 당했다는 이야기, 우리나라가 연구조차 할 수 없는 발해의 역사 등에 관한 이야기 등은 더욱 더 마음을 아프게 했다.

부끄럽게도 나는 이 책을 통해 간도 지역을 자세히 알 수 있었고 그곳이 연변 조선족들의 거주지라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만큼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도대체 학창시절에 왜 이런 것들을 자세히 가르쳐 주지 않았나 모르겠다. 내가 그런 의심을 가질 때쯤 이 책에서도 우리나라 역사 교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수학과 영어를 중심으로 학교 교육이 행해지면서 역사 교육이 소홀해진 탓이라고 말이다. 그 얘기에 크게 공감했고 그렇기에 이렇게 우리 역사에 대해 자세히 들려주는 책들을 찾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서울에만 해도 독립운동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서대문형무소, 백범김구전시관, 안중근전시관, 경교장, 탑골공원 등이 있다. 이런 곳이라도 자주 찾아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노력해본 분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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