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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지지 않는 마음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최근 나는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어야 하는 최고의 교육은 수학교육이나 외국어교육, 경제교육도 아니고 어떤 고난이라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마음 교육이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요즘 마음의 병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본 것이 그 한 계기가 되었다. 내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학업에 대한 걱정이 잦아들어서인지 아니면 내가 나이를 먹어 세월의 지혜가 쌓여서인지 간에, 지금은 부모로서 자녀에게 그 어떤 교육보다 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교육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 <부러지지 않는 마음>도 그런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될까 해서 읽게 되었다. 엄마의 잔소리보다는 효과가 훨씬 좋을 것 같아서이다.
최근 딸이 수시에서 합격하지 못해서 기가 죽어 있다. 엄마인 나도 무척 기대했던 터라 실망감이 큰데, 아이 마음은 오죽하랴. 이런 아이를 보면서 좌절하지 않는 마음,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다행히도 아이는 스스로 절망감을 극복하고 또 다른 선택을 위해 고심 중이다.
그나마 아이가 이 책의 말대로 아직은 부러지지 않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자긍심 덕분인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부러지지 않는 마음을 갖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를 조언한다.
“인연을 소중히 여겨라. 타인과 깊게 사귀어라, 정체성에 뿌리를 내려라”가 그것이다. 나는 이 중에서도 자아정체성을 강조하고 싶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할 것 같다. 또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도 배려하고 사랑할 줄 알며, 그렇게 하다 보면 소중한 인연도 많이 쌓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타인과 많은 관계를 가지라고 조언하고 싶다. 내 경우를 볼 때 나는 나름대로 강인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비록 남이 하는 잔소리에 쉽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 낯가림도 있어 서 다른 사람과 친밀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기는 하나, 정작 마음에 큰 상처가 되는 일들을 대범하게 잘 견뎌온 것을 보면 그렇다. 내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긍정적인 자아상 덕분이기도 했겠지만 결핍과 좌절도 겪어봤고 주위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환경적으로 그런 조건이 되지를 못한다. 좌절과 결핍의 경험도 적고 독립적인 생활이라는 이름하에 타인의 개입이나 간섭도 못 견뎌한다. 또한 혼자 생활해도 불편할 게 없는 세상이 돼버렸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타인과의 교류의 중요성을 더욱 일깨워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 39쪽에도 <라쇼몬>으로 베네치아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유명한 일본 감독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자서전에 나왔던 글을 예로 들면서 인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 혼자만으로는 아무것도 충족하며 살아갈 수 없다. 오늘날의 나를 있게 한 힘은 내 기억 속에 있다. 그래서 내가 만나온 사람들과 사건에 관계된 추억들을 골라 꺼내보았다”라는 글이다. 현재는 교류하지 않고 있더라도 인생에서 함께 했었다는 추억만으로도 힘이 될 수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이들에게는 이런 인연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가 당장에는 의미있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더 그 중요성을 알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이 책은 여러 유명인들의 일화를 통해 주장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다만 저자가 일본인인 만큼 우리에게는 생소한 일본인에 대한 일화가 많은 것이 단점이다. 굳이 또 하나 단점으로 꼽자면 중요문장에 밑줄이 쳐진 것. 이에 대해서는 주요 문장이 단박에 드러나서 좋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서 개인의 선호 문제이긴 하다.
아무튼 저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독서에 관련된 책을 많이 쓴 사람이다. <공부의 힘>, <독서력>,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등이 저서이다. 이처럼 독서력이 대단한 사람이어서인지 유명인들의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많은 사람이 말한다. 마음먹기가 참 힘든 일이라고. 새해다. 어느 때보다도 새 마음 새 각오로 충만할 때이다. 마침 좋은 때에 이 책을 읽고서 밝은 마음먹기에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