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나는 삼촌이 되는 중! 튼튼한 나무 9
데이브 커즌스 지음, 김지애 옮김 / 씨드북(주)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두 달 전에 남동생 부부가 아기를 낳았다. 집안에서 12년 만에 태어나는 아기라 온 집안사람이 더욱 기뻐했다. 나의 아이들을 비롯해 조카들은 아기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자기들을 언니나 오빠라 아니라 이모나 삼촌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며 농담을 했었다. 특히 중학생인 내 아들은 아기를 안겨 주었더니 무척이나 어색해 하고 쑥스러워 했다. 그 모습을 보니 <열두 살 나는 삼촌이 되는 중>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책이 몹시 궁금했다.

   열두 살에 조카를 두게 되는 아이는 어떤 마음일까? 무척이나 설렐까? 이 제목을 보고 예전에 동생이 태어나기를 기다리며 내 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여자 애라 그런지 어렸을 때였지만 동생이 태어나면 예뻐해 주고 잘 돌봐주겠다고 했었다.

   동생네 아기가 크면 내 아들은 어떻게 할까? 한집에서 사는 게 아니라서 가끔 보게 되겠지만 그래서 더 어색하겠지만 오빠로서 잘 놀아줄지 의문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빠가 아니라 삼촌이었다면 잘 놀아줄지도 모르겠다. 주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빠는 안 놀아주고 못되게 굴어도 삼촌은 그렇지 않다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주인공 마커스는 누나와는 티격태격해도 누나의 뱃속에 있는 아기는 예뻐한다. 마커스의 누나는 열아홉 살인데 이전 동네에서 사랑했던 남자친구의 아기를 가졌다. 마커스는 부모님께 말도 못하고 걱정만 하는 누나의 이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되지만, 누나의 태아에게 ‘곤조’라는 이름까지 붙여 주며 누나가 아기를 낳을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마커스는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이사를 왔는데 이사 온 집이나 동네, 친구가 통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전학 첫 날부터 가방을 잘못 들고 가는 바람에 망신을 당하고 ‘빤스장수’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다. 뿐만 아니라 포스터에 있는 여자 아이 얼굴에 낙서 한 번 잘못 했다가 보복을 당하기도 하고 게리라는 아이한테 괴롭힘도 당한다. 그런 중에 누나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누나의 태아에 대해 생각하면서 생각이 깊어진다. 그리그 나중에는 자신에게 보복하려 했던 그 여자 아이와도 잘 지내고 되고 라이언이라는 아이와는 누나의 도둑질 사건을 막는 역할도 함께 할 정도로 친하게 된다.

   이 책은 유쾌하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다. 학교에서의 괴롭힘 문제와 미혼모 문제 등도 나오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마커스가 라이언의 문화적인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재미있고 누나의 남자친구를 처음 대면하는 부분, 스키너라는 여자 애를 좋아하게 되는 과정과 누나의 도둑질 사건도 흥미롭다.

   이렇게 재미있게 읽으면서 마커스라는 아이의 매력에 빠진다. 어쩌면 그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졌을까? 싶다. 결국에는 누나가 아버지와 낙태수술을 하러 병원에 가자 그것을 말리고 위해 학교를 뛰쳐나가는 부분은 감동이다.

   집-학교-학원을 도는 평범한 우리 아이의 일상에 자극을 주는 이야기이다. 평상시 생각해 볼 수 없는 설정의 이야기이고,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특히 내 아이들은 최근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촌동생을 두게 되어서 더욱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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