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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 전쟁 : 가장 치명적인 맹수를 찾아라! ㅣ 동물 전쟁 시리즈
스티브 파커 지음, 사이먼 멘데즈 그림 / 봄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동물원에 다녀온 지가 꽤 오래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니까 동물원에 가자고도 안 한다. 게다가 요즘에는 텔레비전에서 동물 관련 프로그램도 안 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동물의 왕국>이나 <퀴즈탐험 신비한 세계> 등을 재미있게 보면서 동물의 종류와 생태에 대해 배웠는데...요즘에는 애완동물에 관한 프로그램이나 어쩌다 하는 특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외에는 동물에 대해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없다.
그런데 며칠 전 뉴스에서 멸종위기의 동물인 아프리카 북부 흰코뿔소 한 마리가 죽어 단 3마리가 남았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그리고 곧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다룬 영화인 <대호>도 개봉한다고 하여 동물에 관심이 생겨 이 책 <맹수전쟁>을 보게 되었다.
흔히 '맹수'라 하면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졌거나 치명적인 독을 가진, 사자와 호랑이, 뱀, 악어 같은 동물이 떠오른다. 이 책을 보니 예상대로 그런 동물이 속한다. 그에 더해 곰과 흰족제비, 몽구스, 흡혈박쥐 등이 소개되어 있다. 황소개구리와 자이언트수달도 맹수에 포함된다는 것이 다소 의외였다. 이밖에 카라칼, 태즈메이니아 데빌, 동부주머니고양이 등 이름도 처음 듣는 동물 얘기도 나와 흥미로웠다.
이 책의 특징은 동물 소개를 재미있게 해놓았다는 점이다. 마치 게임에서 아이템을 소개하듯이 맹수의 전투 능력을 치명적인 무기, 빠르기와 민첩성, 힘, 몸집, 영리함, 체력, 후퇴능력이라는 7개 항목으로 나눠 점수를 매겨 놓았다. 또한 동물의 크기를 어른 남자의 키와 비교해 놓은 그림이 들어 있어 동물의 크기를 쉽게 짐작해 볼 수 있게 해놓았다.
대부분의 동물이 전투능력이 50~56점 선이다. 동물의 왕이라고 해서 사자의 능력이 다른 동물보다 월등히 뛰어나지는 않았다. 이것을 보니 예전에 친구들과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질문으로 서로 싸웠던 기억이 난다. 동물의 왕이니까 사자가 이긴다고도 했고 산중호걸이니까 호랑이가 이긴다고도 했는데, 결론은 사자와 호랑이는 사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싸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추억담과 함께, 사자도 호랑이처럼 고양잇과 동물이란 사실을 처음 알게 돼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 책은 서로 싸우는 동물을 대비해 놓아서 어떤 것들이 천적 관계인지도 알게 해준다. 황소개구리와 뿔호반새의 싸움, 코모도왕도마뱀과 스피팅코브라의 싸움은 누가 승자가 될지 몹시 궁금하게 만든다. 아이들도 이 책을 보면서 무엇을 무기로 어떤 동물이 우세할지 점치면서 흥미진진하게 볼 것이다. 라틴어로 된 동물의 학명을 표기해 놓은 것도 이색적이다.
이 책에 나온 동물은 육식 동물들이라 생명을 이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다른 동물을 잡아먹어야 한다. 저마다의 치명적인 무기를 드러내놓고 상대를 위협하거나 이미 상대의 숨통을 끊어놓은 모습을 통해 저마다 무시무시한 힘을 가졌음을 느끼게 한다. 지금은 이런 동물을 극히 제한된 곳 외에는 볼 수가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지만 이 동물들을 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인간의 것만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또 야생의 치열함을 느끼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맹수전쟁>은 아이에게 이런 것도 이야기해주면서 동물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