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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소년, 날다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3
고든 코먼 지음, 정현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10월
평점 :
로봇 소년, 날다
요즘 로봇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미국에서 로봇 분야에서 크게 활동하고 있는 데니스 홍 박사의 강연을 텔레비전에서 본 뒤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고, 국제 재난 로봇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카이스트 팀이 1위를 했다는 것도 흥미를 갖게 하는 데 한몫 했다. 하여 요즘 모 일간지에 뇌과학에 관해 기고하는 있는 김대식 교수의 텔레비전 방송 강연도 재미있게 봤다.
김대식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단순 노동을 대신하는 로봇의 발달은 물론이고 인공지능이 장착돼 있어 학습이 가능한 로봇 분야도 크게 발전되고 있다고 한다. 주위에서 로봇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어 로봇 산업의 현황을 짐작도 못했는데 의외로 큰 발전이 이뤄지고 있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단다. 인간의 감성이 꼭 필요한 일말이다. 예술가나 심리치료사 등 로봇이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 각광을 받게 된단다. 이렇게 현재 산업의 발달 상황을 안다면 진로 설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래저래 요즘 로봇에 관심이 생긴 터라 ‘로봇 소년, 날다’라는 책 제목에 끌려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제목처럼 로봇 소년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로봇을 조정하는 조이스틱을 잘 조정하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다. 게임을 많이 해서 조이스틱을 잘 다루는 소년 말이다.
게임을 많이 한다는 말에서 짐작했겠지만 이 책의 주인공 도노반 커티스는 고교 1학년생으로 학교의 말썽꾸러기다. 자기 학교 체육관에서 자기 학교와 다른 학교의 농구 경기가 치러지는 날 경기 전에는 다른 학교를 응원하고 경기가 치러지는 동안에는 체육관 위쪽 언덕에 있는 지구를 떠메고 있는 아틀라스 청동상을 막대기를 쳐서 지구상을 체육관으로 굴러 떨어지게 하는 사고를 낸다. 이 일로 체육관이 파손되고 농구 경기는 중단되고, 도노반은 교육감에게 끌려 가 처벌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 되는데, 교육감의 비서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오히려 영재아카데미의 영재로 뽑히는 행운을 갖게 된다.
도노반도 자신이 영재로서의 자격이 없는 줄 알지만 교육감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영재아카데미에 숨어 지낸다. 그곳에서 그는 선생님들로부터 영재가 아니라는 의심을 받지만 나름대로의 장점을 살려 영재아카데미의 분위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중지능 이론을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이다. 도노반처럼 모두의 기분을 좋게 하고 협력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사회지능이 뛰어난 사람도 있는데, 학창시절에는 이런 아이들보다는 학업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만 돋보이게 된다. 요즘 아이들이 학업 수행으로 겪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교육학자를 비롯해 정부부처 관련 공무원 등 많은 사람들이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을 옹호하면서도 정작 교육 현실에는 이 이론이 아직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많은 아이들이 적성을 무시당하고 학업에만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우리 교육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이며 학업 외의 다른 장점을 가진 아이들이 힘을 낼 수 있는 이야기이다. 또한 청소년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고든 코먼은 <그래도 학교>를 비롯해 여러 편의 청소년소설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 책은 유명 영화제작사 월든미디어에서 판권을 사들여 영화를 기획 중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