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파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유명한 기욤 뮈소의 작품을 처음으로 읽었다. 그의 대표작인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천사의 부름> 같은 제목이 로맨스소설 느낌이 나서 그의 작품을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로맨스소설은 내 취향도 아니고 내 나이 또한 로맨스를 꿈꿀 나이를 훨씬 지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매혹적인 스릴러라는 유혹적인 부제가 달려 있어서 자연스레 손이 갔다. 여름 독서로는 당연히 스릴러물이 제격이다. 이야기에 몰입하다 보면 더위도 잊게 된다. 이 책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매우 흥미진진하고 이야기의 전개가 빠르다. 그래서 책 읽는 속도가 느린 나도 이 책은 한 자리에서 2시간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는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주변 공원 벤치에 서로 모르는 남녀가 수갑으로 묶인 채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는 흥미로운 상황에서 시작된다. 그 중 여자는 프랑스의 강력계 형사 팀장인 알리스이다. 그녀는 그 전날 파리에서 친구들과 술을 많이 먹었고 자기 차를 타러 주차장에 간 것 외에는 기억나는 것이 없다. 그런데 그 바로 다음날 지갑과 신분증, 휴대폰은 없어지고 옷에 피가 붙은 채로 자신의 뉴욕의 한 숲 벤치에 누워있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후에는 그녀가 자신과 함께 수갑으로 묶여있는 남자를 깨워 이 상황을 풀어가는 과정들이 흥미진진하고 속도감 있게 그려진다.

알리스가 이런 황당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원인 제공자로 그녀가 몇 해 전에 담당했지만 해결에는 실패했던 여성 연쇄 살인마가 등장해서 이야기를 더욱 스릴있게 해준다. 그렇지만 조금도 예상치 못한 결말이었고 아쉬움이 남는 결말이었다. 그렇지만 이야기 자체는 나름 신선하다고 할 수 있겠고 사회 문제를 환기한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했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 나는 기억한다...’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풀어 놓는데, 결말을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알리스는 조발성 알츠하이머였다.

요즘에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질병 중 하나가 흔히 치매라고 하는 알츠하이머이다. 수명 연장으로 노령 인구가 많아진 만큼 발병률이 높아졌고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노인들의 만발성 치매뿐 아니라 젊은 사람이 걸리는 조발성 치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와 알츠하이머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한다. 또한 이 책은 사건을 풀어가는 두뇌 게임 외에도 알리스의 사랑과 가족, 동료를 통해 우리 사회의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런 것이 기욤 뮈소 작품의 특징이라고 하니 그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졌다.

어쨌든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이 떠오른다. 기억을 읽는다는 것 즉, 두뇌가 초기화된다는 것은 너무나 끔찍한 형벌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부지런히 뇌를 사용해야겠다. 그만큼 좋은 방법이 독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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