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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왕 가족의 나쁜 식탁 ㅣ 지구를 살리는 어린이 2
김민화 글, 소복이 그림, 김종덕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우리 아이들은 고기를 좋아한다. 하긴 주위를 보면 요즘 아이 치고 고기 싫어하는 아이는 별로 못 봤다. 하지만 문제는 좋아해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고기 반찬이 상에 올라오지 않은 날에는 먹을 게 없다고 투정을 부리니 말이다. 그렇다고 비만은 않다.
하지만 그래도 지나친 육식 섭취로 인한 피해가 자주 보도되고 있기에 과다한 육식 섭취를 간과할 수는 없다. 지금 당장에는 아이 몸에 표가 나지 않는다 해도 그로 인한 피해 사례들이 많이 보도되고 있기에 가급적 채소를 같이 먹게 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여 식사 시간에는 상 위에 작은 다툼이 일게 마련이다. 채소를 사이를 두고 먹어야 한다, 먹고 싶지 않다며 실랑이가 생긴다.
아이가 어리다면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육식과 채식의 조화로운 섭취를 위해 애를 쓰겠지만, 이제 머리가 커지니 자기주장만 세져서 엄마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도 재미있다. ‘고기왕 가족의 나쁜 식탁.’ 표지 그림도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스타일이다. 본문도 글이 많지 않으며 만화까지 어우러져 있어서 아이들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내 아이도 이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아이가 해마다 겨울이면 아토피 피부 때문에 한 번 정도는 병원에 가거나 약 바를 일이 생기기 때문에, 이 책 첫 장에 나온 아토피 이야기에 매우 공감을 했다.
이 책은 이런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균형 잡힌 식사와 채식의 중요성, 패스트푸드의 섭취를 줄여야 하는 이유 같이 건강을 위해 필요한 올바른 식습관에 관한 내용은 물론이고 푸드 마일리지, 음식물 쓰레기와 과대포장 등의 식품과 연계된 환경문제 그리고 기아 및 유전자조작 식품에 이르기까지 식습관과 연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모든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처음에는 ‘고기왕 가족의 나쁜 식탁’이란 제목 때문에 육식 위주 식습관의 폐해만들을 알려주는 건강서인 줄 알았는데, 사실 이 책은 환경서이다. 얼마나 세상을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면 이렇게 좁은 생각밖에 할 수 없었을까 하는 다소 자아비판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육식의 문제를 이 책처럼 큰 틀에서 봐야 할 것이다. 개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로서만이 아니라 환경이나 기아문제 등 우리 사회 전체에 위해를 가하는 요소로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문제들이 거창한 방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바른 먹을거리를 선택하고 그것들을 균형 있게 먹어주는 작은 실천만으로도 해결 가능함을 알려준다.
사람들은 나름대로 정의감도 있고 성취감도 있다. 아이들도 그렇다. 균형잡힌 식사가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지구 전체를 위한 일이라면 조금은 뿌듯해하며 좀더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내 아이도 이 책을 통해 균형 잡힌 식사의 중요성을 많이 공감하게 되었다. 실천은 또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어쨌든 아이가 공감을 했더라면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세상의 어떤 일이든 우리가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름의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