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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째 나라 ㅣ 높새바람 30
김혜진 글.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3년 4월
평점 :
중고생을 둔 엄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판타지소설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중고생 자녀가 있고 중학교 도서관에서 일하다 보니 일반도서보다는 동화책이나 청소년도서를 주로 읽는 편이기는 하지만 판타지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는다. 가끔은 읽긴 하지만.
그런 내가 판타지 동화인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순전히 ‘서영’이 덕이다. 서영이는 내가 아는 중학생인데, 김혜진 작가의 팬이다. 지금은 내가 학교를 옮겨 만나지 못하는데, 서영이가 김혜진 작가의 <아로와 완전한 세계>를 가슴에 꼭 안고 “정말 재밌어” 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독서의 재미를 제대로 만끽한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김혜진 작가의 책들이 몹시나 궁금했었다.
그렇게 내게 궁금증을 주었던 김혜진 작가의 신작 <열두째 나라>가 나왔다. 무척 기대되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이었다. 김혜진 작가의 상상력에 깜짝 놀랐고, 완전한 세계가 해리 포터 이상의 붐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열두째 나라>는 흔히 ‘완전한 세계’ 3부작이라 불리는 <아로와 완전한 세계>, <지팡이 경주>,<아무도 모르는 색깔>의 외전격인 작품이다. 완전한 세계 시리즈의 주인공인 아로, 아현, 아진 삼남매가 모험을 떠나기 훨씬 전의 완전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용은, 날개를 가진 공중도시의 사람이었던 참이 자신의 정체를 모르고 꿈의사막에서 살다가 꿈의사막 최초의 존재에 의해 공중도시로 가라는 이야기를 들은 다음부터 그가 공중도시를 찾아가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모험을 담고 있다. 참은 꿈의사막을 나올 때 꿈의사막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되는 존재인 ‘명’이라는 아이와 동행을 하게 된다. 명은 꿈의사막의 사람인데 불의 나라의 소녀의 소망상자를 보고 그 소녀의 꿈을 이뤄주고 싶어 생명의 위협도 무릅쓰고 참과 동행하는, 용감한 아이다. 이들은 모험을 통해 흔히 열한 개 나라라고 알려진 완전한 세계가 실제로는 열두 개 나라였음을 입증하고, 위기한 처한 공중 도시를 구한다.
이들의 모험 여정을 통해 완전한 세계 역시도 우리가 사는 문제 많고 탈 많은 세상과 다를 바 없음을 느끼게 된다. 완전한 세계의 사람들도 남을 속이고 과욕에 빠지고 허영심에 사로잡히는 등 불완전한 존재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완전한 세계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살면서 정의와 용기, 협동을 통해 그런 문제들을 헤쳐 나가는 것이 완전한 세계로 가는 길임을 느끼게 해준다.
전체 분량이 460쪽을 넘어 동화치고는 상당한 분량이다. 따라서 나처럼 완전한 세계 시리즈를 읽어보지도 못했고 상상력이 굳은 사람에게는 그 분량에서도 압도되게 하고 처음에는 나라이름이나 인물이름, 상황설명 등이 쉽게 와 닿지 않지만, 조금만 페이지가 넘어가면 이야기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고 긴 상상을 할 수 있을지 놀라울 따름이다. 판타지소설을 찾는 아이들에게 적극 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