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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공예 ㅣ 한국 미의 재발견 9
강대규.김영원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고려청자를 시작으로 고려말 조선 초에 유행한 분청사기, 조선 백자에 대해 상세하게 들려준다. 각 도자기의 개념 설명을 시작으로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멋진 도자기들을 하나하나 그 만들어진 기법이며 문양 설명, 기형 설명 등 상세하게 알려준다.
고려청자는 귀족문화와 불교문화의 산물이다. 청자의 제작은 중국에서 비롯됐는데, 옥돌을 귀하게 여겼던 중국은 우연히 만들어진 청자를 보고서 흙으로 옥을 만들기 위해 청자를 빚는다. 고려에서는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의 영향을 차문화가 유입되는데, 이 차는 대개 청자에 마시는 것이 관습화되었단다. 그런데 오대십국의 시대를 거치면서 중국이 혼란스러워 청자가 수입되지 못하자 고려에서는 중국 월주요의 도공들을 받아들여 청자를 빚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것이 더욱 발전해 금속공예에서 문양을 내는 데 사용되던 상감 기법이 고려에서는 청자에 적용해 고려 상감청자라는 세계적인 걸작을 만들어낸다.
이밖에도 이 책은 자기의 유행이 권력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었음을 알려준다. 고려가 왕권을 장악하기 위해 청자 산업을 육성했다든가, 고려 말에 청자 산업에 대한 관의 지배가 붕괴되고 왜구의 침입으로 서남해안가에 있던 청자요가 내륙으로 이전함에 따라 질 좋은 청자 흙을 찾기 못하자 분청사기가 생겨났으며, 고려 중기 사림이 정권을 장악하자 성리학의 이념에 부합되는 백자가 유행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전에는 그저 고려는 청자, 조선의 백자라고 생각하고, 왜 고려는 청자, 조선의 백자를 주로 제작했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사회가 또 하나의 유기체임을 잊고 있었다. 정치, 경제, 문화가 모두 맞물려서 돌아가면서 그 사회만의 독특한 특징을 만든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 도자 역사에 대하 많은 것을 알았을 뿐 아니라 사회의 유기적인 작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을 한번 읽었다고 해서 우리나라 도자 역사를 훤히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도자기가 무엇인지 정도는 많은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산업 발전을 위해 첨단기기에 많은 지원을 해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 역사를 보는 눈이 한층 넓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