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껍질을 벗겨라! ㅣ 시공 청소년 문학 35
조앤 바우어 지음, 이주희 옮김 / 시공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표지가 매력적이다. 아마 이야기를 읽고 나면 표지와 제목이 아주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은유가 잘 돼 있다.
지금은 선거철이라 신문에는 연일 후보들간의 비방이 보도되고 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알 수가 없다. 이제는 신문이나 방송이 자사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 진실을 왜곡하기도 하고, 보도 자체를 않기도 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언론은 그것이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대단하기 때문에 그 어느 일보다도 투명성과 공정성을 갖추어야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는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다.
이 이야기가 바로 그런 점을 다루고 있다. 지역의 유력 신문사와 토지개발업체간의 이권 결탁에 의해 조용했던 과수원 마을이 ‘유령의집’ 소동으로 떠들썩하게 되고 그 바람에 유령의 집 주변의 땅값이 하락하게 된다. 그러자 사과 농사로는 가뜩이나 벌이가 신통치 않는 주변 농장들이 토지매입업체에게 땅을 파는 일들이 일어난다.
하지만 늘 진실만을 보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운 고등학교의 교지 기자인 힐디에 의해 진실이 알려진다. 힐디는 ‘유령의집’에 대한 지역 신문사의 보도가 과장되었음을 알아채고, 객관적인 보도를 위해 여러 취재원들을 만나본 결과 ‘유령의집’ 소동 이면에는 지역 신문사와 그 신문의 광고주였던 업체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을 밝혀낸다. 힐디의 이런 노력으로 그 동안 사과 산지로 명망이 높았던 마을이 ‘공포 테마파크’로 바뀔 뻔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신문기사를 쓰는 요령도 알려 주고, 언론을 어떻게 봐야하는지도 알려준다. 힐디가 사건의 전모를 파헤쳐가는 이야기이지만 추리소설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흥미진진하게 읽혀지지는 않는다. 쉽게 말해 담백한 맛이라고나 할까. 잔잔하면서 은근한 재미를 느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진실을 알아내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봐야 하고 때로는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이제 국회의원선거가 1주일도 안 남았다. 4년간 나라를 다스리는 데 기본이 되는 법안들을 책임질 사람들을 뽑는 것이니만큼 열심히 진실을 밝혀내서 자격 있는 사람을 뽑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