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맞게 바꿔 쓴 신데렐라 이야기

신데룰라 ㅣ I LOVE 그림책
엘렌 잭슨 지음, 케빈 오말리 그림,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7월

  익히 알고 있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들려주면서, 신데렐라와 대비되는 현대적인 신데렐라상을 새로 만들어 대비시켜 들려준다. 신데렐라와 대비되는 여성의 이름은 신데룰라. 신데렐라가 수동적이며 남성에 의존적인 여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그것을 고쳐서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만든 것이 바로 신데룰라다.

  신데룰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신데렐라와 비교된다. 신데룰라 역시 마음씨 고약한 새 엄마와 두 언니 때문에 시달리는 입장은 같다. 하지만 신데렐라는 아궁이 앞에서 부엌일만 하는 재투성이 아가씨로 나오지만, 신데룰라는 집안일을 하면서 요리법도 익히고 각종 살림의 지혜를 터득한다. 뿐만 아니라 틈나는 대로 이웃집 일을 해주고 돈을 모은다.

  임금님이 무도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두 아가씨 모두 참석하고 싶어 한다. 다만 신데렐라는 요정들의 도움을 받아 멋진 드레스를 입고 유리구두를 신고 호박과 생쥐를 둔갑시켜 만든 마차를 타고 가지만, 신데룰라는 자기가 모은 돈으로 드레스를 할부로 사고 신발은 춤추기에 편한 것으로 고르고, 버스를 타고 간다. 신데룰라는 알뜰하고 실속파다.

  이 두 여성은 무도회에서 각자에게 어울리는 왕자를 만나다. 둘 다 왕자를 만나다는 설정은 같다. 하지만 신데렐라는 권위적이며 멋부리기 좋아하는 랜돌프 왕자를 만나고, 신데룰라는 재활용에 관심이 많고 요리와 우스운 이야기에 취미가 있는 루퍼트 왕자를 만난다.

  그러나 이 둘은 밤 열두 시가 되자 부랴부랴 무도회장을 떠나야 한다. 신데렐라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대로 마법이 풀리기 때문이고, 신데룰라는 우습게도 버스가 끊키기 때문이다.

  이후 스토리는 신데렐라와 비슷하다. 두 왕자는 각각 아가씨가 떨어뜨린 신발 한 짝을 갖고 아가씨를 찾아내 결혼한다. 결혼 후의 삶에서도 신데렐라와 신데룰라는 대조적이다.

  어떤 여인이 될 것인가? 신데렐라? 신데룰라? 사람마다 선택은 다르다. 그래도 신데렐라처럼 무조건 행운을 기다리는 여성보다는 자신의 노력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개척하는 것이 보람되지 않겠는가. 신데룰라가 되려면 평소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신데룰라는 무슨 일이든 즐겁게 하려고 노력했고 무엇이든 배우려 했으며 미래를 준비했다. 사실 이 세상에서 신데렐라처럼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의 노력이 절실하다. 신데룰라 같은 사람이 돼야 한다.

  근래에는 기존의 동화들을 다시 보거나 비틀어 보는 것이 유행인데, 이 책도 그에 속한다. 생각을 바꾸니 이야기도 이렇게 달라진다. 다른 책들도 읽으면서 이 책에서처럼 다르게 생각하기를 해본다면 확장적인 사고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러면서도 유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