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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위니의 새 컴퓨터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128
코키 폴 그림, 밸러리 토머스 글,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04년 8월
평점 :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갖고 싶은 것을 물어보면 게임기, 컴퓨터, 휴대폰일 것이다. 그만큼 우리 생활에서 컴퓨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물론 어른들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정도도 무시할 수 없지만. 무엇이든 척척 해낼 것 같은 컴퓨터이지만, 이 책은 컴퓨터만으로는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녀 위니도 시대의 흐름에 걸맞게 컴퓨터를 장만한다. 위니가 마우스를 조작해서 컴퓨터만 들여다보는 게 싫은 고양이 윌버는 이게 쥐나며 마우스를 톡톡 건드리면서 마녀 위니를 방해한다. 그러자 위니는 고양이 윌버를 비 오는 날 문밖으로 내쫓는다.
그리고는 인터넷으로 새 요술 지팡이를 주문하기 위해 서핑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지붕이 새서 비가 쏟아지자 마법 주문책을 간신히 찾아내서는 지붕을 막는다. 그때 위니에게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마법 주문들을 모두 컴퓨터에 저장한다면 힘들게 마법 주문책을 찾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컴퓨터에 마법 주문들을 모두 입력한 뒤 이제 마법 주문책과 요술 지팡이는 필요 없다며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런데 그날 밤 컴퓨터만 만지작거리는 위니 때문에 속이 상한 윌버가 컴퓨터를 마구 만지다가 컴퓨터와 자신이 투명하게 바뀌는 마법 주문을 건드리게 된다. 다음날 아침 사태를 파악한 위니가 그 둘을 원상복구할 주문을 위해 마법 주문책을 찾지만 이미 쓰레기차가 실어간다. 다행히도 이때 인터넷으로 주문한 요술 지팡이가 와서 유용하게 쓰인다.
그 뒤 마녀 위니는 마법 주문책과 요술지팡이를 다시 잘 원래 자리에 올려놓는다. 언젠가 또 필요할지 모른다고. 이처럼 컴퓨터로 모든 일이 처리될 것 같지만 컴퓨터만으로 모든 일을 해결할 수는 없다. 컴퓨터가 있어서 편리함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우리 생활의 전부가 돼서는 안 된다. 그것은 단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또 하나의 장치일 뿐이다. 이런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요즘에는 내가 휴대폰을 소유하는지, 내가 컴퓨터를 활용하는지가 아니라 휴대폰이 나를 갖고 컴퓨터가 나를 지배하는 형국이 돼 버린 것 같다. 이런 역전된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컴퓨터 세대인 요즘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알려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