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리처드 바크 지음, 류시화 옮김 / 현문미디어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나 익숙하게 내용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감히 원작을 읽어볼 생각조차 나지 않은 책이다. 그러다가 중학생 딸의 독서골든벨 권장도서여서 아이와 공감하기 위해 읽게 되었다. 얼마나 읽어보기를 잘 했는지...줄거리를 익히 알고 있어 내 독서목록에서 배제시킨 다른 명작들도 시간 내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이 전하는 메시지의 극히 일부만 알고 있으면서 다 알고 있는 듯한 착각을, 아니 주제를 다소 곡해했다는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이 책의 주제는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 주제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흔히 우리는 이 주제와 결부해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도 한다. 하지만 이 두 속담처럼 이 책은 부지런함과 성실만을 강조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적인 삶에 안주하기보다는 진정한 존재 가치를 깨닫고 숭고한 이상을 향해 노력하자는 이야기다.
물론 보통 사람들에게는 현실에서의 행복 추구 또한 큰 과제이다. 이 과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누구나 노력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런 삶에만 안주한다면 인생의 의미가 무엇이겠는가? 동물적인 삶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늘 존재 가치를 자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뜻 깊게 살라는 이야기를 갈매기의 우화로써 쉽게 들려준다.
그래서 이 책은 예상과 달리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짧은 이야기지만 평범한 사고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내게는 어려운 이야기다. 주인공 조나단 리빙스턴이 그에게 깨달음을 준 치앙의 말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듯이, 현실을 초월한 숭고한 삶의 이야기가 아주 쉽게 마음에 다가오지는 않았다. 특히 공간 이동에 관한 부분에서는 그렇다. 몸을 초월한 자유로운 사고가 범인들에게 가능하겠는가?
이처럼 이 책은 다소 난해한 부분도 있지만, 잘 살기 위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이 점 때문에 이 책이 청소년권장도서로 선정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사는 오늘 하루의 목표도 정하고 그 하루가 나의 삶과 다른 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생각해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런 태도로 산다면 분명 어제보다는 나아진 삶이 될 테고, 보다 성숙된 존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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