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는 우리나라 작가인 신여랑이 쓴 성장소설인 <몽구스 크루>가 떠올랐다. <몽구스 크루>는 브레이크를 댄스를 통해 현실에서의 답답함도 풀고 자아정체성도 찾아가며 미래의 꿈을 키워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처럼 청소년들에게는 공부말고 자신의 열정을 담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사람이 세상에 마음을 붙일 수 있는 것에는 사람이 물론 가장 큰 요소이겠지만 이 취미생활 또한 한 사람의 인생을 지탱해가는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을 하나 정도는 갖고 있는 것이 정신건강에 매우 좋을 것이다. 이 책의 주제도 <몽구스 크루>와 비슷하다. 다른 것은 소재일 뿐이다. 몽구스 크루가 브레이크댄스를 추는 비보이들 이야기라면 이 책은 다양한 관악기와 타악기를 연주하는 중학교의 브라스밴드다. 또 다른 점은 전자가 우리나라 학생들 이야기라면 후자는 일본 중학교 이야기다. <비트 키즈>의 주인공은 에이지와 나나오는 집안도 다르고 성격도 완전히 다르나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 꼭 같다. 에이지는 시골에서 전학 온 아이로 우연히 이 학교의 브라스밴드의 리더 격인 나나오에 의해 드러머로 뽑히게 된다. 그렇다고 에이지에게 특별한 음악적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우연하게 나나오에게 뽑힌 것이다. 그렇지만 에이지에게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나나오의 아버지는 유명한 악기 연주자이고 동네에서 대형 악기점을 운영한다. 이런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인지 나나오는 놀라운 연주 실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나나오는 친아들이 아니라 입양된 아들이었다. 한편, 에이지에게는 몸이 안 좋은 엄마와 툭 하면 술과 도박에 빠지는 아버지가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 엄마가 출산한 에이지의 여동생은 심한 장애아였다. 서로 다른 것 같으면서도 마음속에 아픔을 간직하기는 매 한 가지인 이들이 브라스밴드 퍼레이드 대회를 앞두고 연습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함께 한다는 것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통점을 갖는 것, 이것이 바로 친구의 조건이라 생각한다. 나나오와 에이지 둘 다 힘든 시기를 브라스밴드의 일원이라는 소속감과 악기 연주를 통해 잘 이겨낸다. 편안하지 않은 가정환경 때문에 자칫 자기감정에 치우져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타락할 수 있는 민감한 나이에 편안한 친구를 통해, 또 몰입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통해 그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낸다. 큰 건물에는 비상구가 있다. 그것 때문에 위협적으로 보이는 건물에서 다소 안심이 될 때도 있다. 우리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그런 비상구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평생 살아가는 동안 그 길에서 벗어나고픈, 신속하게 탈출하고픈 마음이 들 때가 간혹 있으리라. 그럴 때 이런 비상구 같은 활동들이 숨통을 트여줄 것이다. 하나쯤 마련하자. 아이에게도 이런 것이 필요함을 조언해 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