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마나 소설이나 그 뒷이야기가 나오면 그것 역시도 히트 칠 확률이 높다. 그만큼 전작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도 전작이 워낙에 유명한 이야기에 그 뒷이야기라는 말에 솔깃했다. 솔직히 개구리왕자를 책으로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다. 흔히 명작동화라 불리는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인어공주 모두 들어서 알고 있을 뿐이지 직접 책을 읽어보지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그 결말은 자세히 알기에 그 뒷얘기라 하니 몹시 궁금했다. 공주 덕에 마법에서 풀려난 왕자가 공주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다고 했는데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다는 걸까? 하긴 결혼이 인생의 끝이 아니다. 결혼 후에 얼마나 많은 일이 생기는가? 우리네 삶을 생각해 보면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결혼해서 행복하게만 살 줄 알았던 개구리 왕자와 공주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는 데서 시작한다. 개구리 왕자의 아직 없어지지 않는 개구리 같은 습성에 화가 난 공주가 바가지를 긁자 화가 난 왕자는 차라리 개구리로 사는 게 행복할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을 개구리로 되돌려 줄 마법을 할 줄 아는 마녀를 찾아 숲에 간다. 숲속에서 그는 자신이 원하는 마녀는 만나지 못하고 헨젤과 그레텔, 백성공주 등 다른 동화에서 나오는 마녀들을 만난다. 그는 마지막으로 신데렐라에 나오는 요정을 만나게 되는데, 요정은 그를 마차로 변신시킨다.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모르는 왕자는 이렇게 마차로 생을 마감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데 다행히도 요정의 마법은 유효시간이 자정까지다. 다시 사람의 몸이 된 왕자는 그래도 자신과 살아주는 공주가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삶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되려면 많은 노력과 마음의 수양이 필요하다. 이 개구리 왕자를 보고서 자기 삶에 만족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하라는 것은 아니다. 바꿀 것은 바꿔야겠지만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는 현명한 마음이 필요하겠다. 이 책의 작가 존 세스카는 ‘돼지 삼형제 이야기’에서 악명을 높인 늑대에 대해서도 변론을 해주는 재미있는 작가이다. 그가 쓴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보면 늑대가 얼마나 억울해 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책 역시도 무척이나 재미있다. 이런 기발한 이야기들을 상상해 내는 놀라운 재주꾼들이 있어서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