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철학적이다. 하나인데 백 개라...철학에서 자주 얘기되는 주제다. 보는 사람에 따라 아마 사과가 달리 보인다는 이야기일 게다. 우스개소리지만 뉴턴에게 사과는 만유인력의 사과요, 이브에게 사과는 유혹의 사과요, 화가에게 사과는 그림의 소재요, 우리에게 사과는 그저 맛있는 과일이요....라고 했지 않던가. 이래서 각 사람이 가진 배경과 관점이 중요하다.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어떤 일이든 다양하게 바라보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눈으로 보이는 것이 모든 것의 전부가 아니라 부분이며, 그것은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깊게 따지면 이런 철학적인 고찰도 가능하지만, 이 책의 이야기는 단순한다. 허름한 동네 과일 가게 앞에 놓인 빨갛고 예쁜 사과 한 개에서 시작된다. 이 사과는 어찌나 탐스럽고 예쁜지 이 동네에서 이 사과만이 빨갛고 빛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주위의 다른 것들은 모두 무채색으로 표현됐는데 이 사과만이 아름다운 빨간색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 사과인지라 지나가는 사람마다 사과를 보고 한 마디씩 한다. 사과는 그들의 말하는 것을 듣고 그가 뭐하는 사람인지를 알아맞힌다. 저마다 하는 일에 따라 사과를 보면서 하는 말이 달라진다. 바로 이런 것을 관점의 차이라고 하겠지. 사람은 누구나 주관적으로 생각하다 보니 자기가 하는 일과 무관해질 수 없다. 그런데 이 곱고 예쁜 사과를 사가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 임자가 바로 이야기에 첫머리에 나와 있다. 보기만 해서는 그림의 떡이 된다. 손에 넣는 것이 중요하다. 바라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어쨌든, 이래서 이 사과는 하나라도 백 개인 사과가 된다. 저마다 사과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 달랐던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다. 짧으면서도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컬러와 흑백의 조화가 사과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