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동화 세계
이재복 지음 / 사계절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저자 이재복이 <우리 동화 바로읽기>라는 책을 낸 뒤에 쓴 책이다. 저자는 아동문학공부를 주로 하면서 동화나 소년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써왔단다. 그러다 이원수의 <숲속나라>에 대한 독후감을 쓰려다 판타지 동화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 아동문학계에서 교훈동화 못지않게 아이를 지치게 만드는 동화가 판타지 동화이며, 그동안 판타지는 우리 문학계에서 눈총을 받아왔으며 삶에서 도피한 문학이라는 낙인이 찍혔었다고 말했다.
판타지가 이렇게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것은 우리의 역사와 연관이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우리는 고통의 역사를 껶어 왔기 때문에 억압에서 놓여나기 위해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야했고, 그랬기에 상상의 세계를 꿈꾸는 시간마저도 게으름이나 관념으로 핀잔받기 일쑤였다. 해방 후에는 분단으로 이어져, 판타지는 시대의 올바른 비판정신을 외면한 채 감상주의에 빠진 관념을 담아내는 그릇으로만 쓰여 왔던 것이다. 이건 판타지라는 문학장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문학가들이 잘못이라고 작가는 평했다. 이재복은 이렇게 이원수의 판타지 동화를 보면서 우리나라 판타지에 대해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고 이 책을 썼다.
흔히 판타지 동화 하면 <해리포터> 시리즈나 <나니야 연대기>, <반지의 제왕> 같은 해외의 동화들만을 떠올린다. 우리나라에도 판타지 동화가 있을까 싶게 우리나라 아동문학에서 판타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우리나라의 많은 아이들이 판타지 동화에 열광하는 것에 비하면 놀랄 정도로 그 작품 수나 작품의 인기도 형편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우리나라 아동 문학 작품들 중에도 판타지 동화가 꽤 있다. 나온 지는 오래 되었고. 우리나라 최초의 판타지 동화라 불리는 이원수의 <숲속나라>만 해도 일제 해방 뒤 쓰인 작품이다. 이밖에도 현덕의 동화집과 이현주의 <바보 온달>, 권정생의 <밥데기 죽데기>가 있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재미있는 판타지 동화들이 다수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저자가 판타지 아동문학을 공부할 때에는 참고할 만한 국내 작품이 별로 없어서,일반적으로 판타지의 고전이라 불리는 서양의 작품들을 참고했단다. 이를 테면, 톨킨의 <나무와 나뭇잎>, 마리아 니콜라에바의 <마술 부호>, 맨러브의 <다섯 작가에 대한 판타지 공부>, 니콜라예바의 <용의 아이들> 등이란다.
이밖에도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 권정생의 <황소 아저씨>, 롭 루이스의 <헨리에타의 첫 겨울>, 마쯔따니 미요꼬의 <말하는 나무 의자와 두 사람의 이이다>, 강소천의 동화집 <나는 겁쟁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 필리퍼 피어스의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등이 판타지 작품으로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아이들과 책을 보면서 그 재미에만 빠져서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라든가 문학사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겨를이나 무엇보다 전문적인 식견이 없었는데, 이런 책을 통해 그동안 읽어왔던 책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어 좋았다. 문학적인 지식이 팍팍 늘어난 느낌이다.
그저 표지에 판타지 동화라고 쓰인 것만 판타지 중 알았는데 우리가 읽는 많은 책들 중 상상의 나라를 담고 있는 것은 모두 판타지였다. 그런 점에서 모든 문학은 판타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마음 한켠에 어디든 떠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런 욕구를 쉽게 충족시켜 주는 것이 문학이다. 바로 판타지 문학이다. 오늘은 어느 세계로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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