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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알을 낳았대! - 3~8세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
배빗 콜 글.그림, 고정아 옮김 / 보림 / 1996년 7월
평점 :
동물 중에는 후손을 번식하는 방법으로 알을 낳는 것들이 많다. 포유동물을 제외한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가 모두 알로 번식한다. 포유류에 속하는 인간은 당연히 새끼를 낳지만, 그 근원을 따져보면 인간들 역시 알에서 시작됨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알은 엄마의 자궁에서 자라서 알을 깬 상태로 태어날 뿐이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포유동물들 역시 알로 번식하는 셈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 이 책도 ‘엄마가 알을 낳았다’는 표현을 쓴 것을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아기의 탄생에 대해 궁금해 하는 아이들에게 읽히면 좋다. 보통 네댓 살 정도가 되면 아이들이 자기 몸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또 그때쯤에 동생을 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기의 탄생에 대해 굉장한 궁금증을 갖게 된다. 그럴 때 보통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니, 서양에서 말하듯이 황새가 물어다 주었다고 하는데, 그런 얼토당토아니한 대답을 하지 말고 이 책을 참고하면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의 부모 역시 아이들에게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알려 주겠다며 호기롭게 말해 놓고는 이상한 소리들만 한다. 공룡이 아기를 갖다 준다느니, 여자 아기는 양념에 향기로운 것을 섞어서 만들었고 남자 아기는 달팽이와 강아지 꼬리를 섞어서 만들었다며 말이다. 아이들이 안 믿는 눈치이자 거기서 끝내는 게 아니라 아기를 빵처럼 굽는다느니 돌 밑에서 가져온다느니 화분에서 자란다느니 하면서 끊임없이 엉뚱한 말을 해낸다. 나중에는 아기를 알로 낳는다는 어처구니없는 말까지 한다.
그러자 기가 막힌 아이들이 오히려 엄마 아빠는 엉터리라며 아기가 생기는 원리를 제대로 설명한다. 그것도 그림도 그려 가면서. 과학적인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잘 설명했다. 그림이 매우 실제적이지만 간단명료하고 아이들의 궁금증 해결에 좋을 수준이다. 한 마디로 성교육용으로 아주 좋은 그림책이다. 유아들의 성적 질문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거나 어렵다 생각하지 말고 쉽게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한데 그럴 때 상당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