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의 아이들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7
김재홍 지음 / 길벗어린이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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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에 친정 가족들과 영월에 다녀왔다. 전에 텔레비전 프로그램 1박2일을 보고서도 가보고 싶었지만, 작가 김별아가 쓴 ‘영영이별 영이별’이라는 책을 읽었기에 더더욱 단종의 한이 서린 영월에 가고 싶었다. ‘영영이별 영이별’은 단종의 비였던 정순왕후 송 씨가 82세라는 긴 생을 마감하면서 회환의 세월을 회고하는 형식의 글인데, 단종과 그녀의 기구한 운명 앞에 저절로 눈물이 솟는다. 그래서 영월 하면 애통의 감정이 먼저 떠오른다.
그 영월에 동강이 있고, 이 이야기는 그 동강 변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작년 여름에 하동의 섬진강변에 들렀었는데 강가에 사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집 앞마당에 바다가 펼쳐져 있는 바닷가 마을에 살기를 소원했었는데 지난 여름 울산 대왕암에 갔을 때 비 오고 성난 바다를 보니까 바다가 무서워져서 이제 그 꿈은 접었다. 내가 간 때가 한여름이고 섬진강변에서 즐겁게 물놀이를 한 탓에 강변에 사는 것이 낭만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아직은 강가에 사는 것도 행복할 거란 생각이다.
<동강의 아이들>, 오누이의 정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아직도 이렇게 동생을 업어주는 오라비가 있을까? 요즘 아이들은 저밖에 모르다 보니 형제애도 예전만 못하다. 나도 남매를 두고 있는데 어찌나 싸우는지 모른다.
장에 간 엄마를 기다리며 강가에 나와서 노는 동이와 순이 남매의 이야기다. 동이는 엄마가 운동화를 사오시기를 기다리고 순이는 색연필을 기다린다. 아이들의 이런 기다림이 힘들지 않은 것은 강 위에 떠 위는 바위들 덕분이다. 바위마다 독특한 형상을 갖고 있다. 어떤 것은 큰 새 모양이고 또 어떤 것은 아기곰의 모습이다. 또 어떤 것은 꼭 악어처럼 생겨서 아이들을 놀랜다.
아이들이 큰 새와 이야기하는 대화가 나오는데 그림을 잘 살펴보지 않으면 도대체 이 아이들이 누구랑 이야기하는지 이해하지 못 할 수도 있다. 대화 속 동물을 그림에서 찾아야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이렇게 자연이 주는 재미와 신비를 벗 삼아 오누이는 엄마를 기다린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휴식과 평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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