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리갭의 샘물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5
나탈리 배비트 지음, 최순희 옮김 / 대교출판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영원히 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소망하는 당연한 물음을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마 나도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영원한 삶을 소망했을 것이다. 영생을 아무리 기원한다 해도 가당치 않은 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죽지 못한다는 것도 큰 고통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터커 가족은 우연히 위니라는 아이의 집안의 숲인 트리갭에서 마시면 영원히 죽지 않는 샘물을 먹게 된다. 뒤늦게 자신들의 불행을 알게 된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과 같은 불행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샘물의 존재에 대해 오랜 세월 동안 비밀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터커 집안의 아들인 제시가 트리갭의 샘물을 마시는 장면을 어린 위니에게 들킨다.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른 터커 가족은 위니를 납치하고, 위니에게 자신들이 겪은 불행을 이해시키기 위해 애쓴다.
어린 위니가 이해하기도, 믿기도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위니는 하룻밤을 터커 가족과 겪으면서 그들이 겪은 불행을 믿게 된다. 나중에는, 자신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운명에 놓였지만 여전히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위해주는 터커 가족의 친구가 돼 주고 싶어 한다. 위니가 납치되었다는 것을 위니 가족이 알게 되면서 하룻밤 사이에 많은 일들이 생기고 사람이 죽는 일이 발생한다. 그래서 결국에는 터너 가족이 몰래 마을을 떠나게 되는데, 그때 터커 가족의 작은 아들인 열일곱 살의 제시가 위니에게 샘물이 담긴 병을 건네며 열일곱 살이 되면 이 샘물을 마시고 자기와 함께 영원한 삶을 살자고 제안한다. 위니는 과연 그 제안을 받아들였을까?
만약 우리 앞에 트리갭의 샘물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가족 모두가 마시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지 뭐.”라고 말하기에는 결코 쉬운 질문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치열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언제 이 세상을 하직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만큼 모두가 열심히 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죽지 않는다면? 산다는 게 대단하게 여겨지겠는가? 삶의 태도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영생의 불행이 무엇인지는 간혹 영화에서 보게 된다. 얼마 전에 아이와 함께 본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었고, 아주 오래 전에 한 영화로는 메릴 스트립과 골디 혼 그리고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한 <죽어야 사는 여자>도 있었다. 그렇지만 영생은 우리가 전혀 걱정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그런 일은 결코 가능하지 않으므로.
하여 나이값 하면서 살 수 있는 현재의 삶이 행복한 것이다. 다만 요즘의 우리 삶에서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많은 것을 요구하기에 힘이 들 뿐이다. 아이는 아이답게, 청소년은 청소년답게, 어른은 어른답게 살아야 할 텐데 그게 참 힘든 세상이다. 그래서 모두가 노력해야겠다. 어차피 한 번 살다 가는 인생, 모두에게 신나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관계가 돼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