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집을 나갔어요 소년한길 유년동화 1
호세 루이스 코르테스 지음, 아비 그림, 나송주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하도 말썽을 부리는 아이를 또 야단치기가 미안해서-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릴까봐-한동안 “너는 하나도 안 미운데 이렇게 나쁜 짓을 한 네 손이 미워. 그러니 손만 맞자” 하며 손을 때리면서 야단을 쳤던 기억이 난다. 그래봤자 별 효과는 없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하도 말썽을 피워서 엄마에게 엉덩이를 자주 맞는 세사르의 이야기다. 세사르가 얼마나 엉덩이를 맞았으면 그의 엉덩이가 제발 말썽 좀 그만 피우라고 사정할 정도다. 그래도 세사르의 개구쟁이 짓은 여전하고 세사르의 엉덩이는 매번 두 대씩 매를 맞는다.

  세사르가 하는 개구쟁이 짓은 4~6세의 아이들이 한창 말썽 피울 때 일반적으로 저지는 짓궂은 짓이다. 카우보이 놀이를 한다면서 기저귀 찬 동생을 목말에 거꾸로 태워서 울리질 않나, 높은 곳에 올려놓은 잼통을 꺼내려고 의자를 포개놓고 올라가지를 않나, 방금 목욕시켜서 데리고 나온 동생을 수건으로 닦아주는 동안 샤워기로 물을 뿌리지 않나...이루 말할 수 없다. 매사에 장난이고 위태로운 행동들을 한다. 호기심이 발동해 분별없이 미운 짓을 한창 할 때의 아이들의 모습이다. 엄마가 동생을 돌보느라 큰 애에게 다소 무관심할 때 아이들은 더 장난이 심해진다. 관심 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의 표현일 수도 있다.

  이런 연유로 늘 매를 맞던 세사르의 엉덩이가 급기야는 반란을 일으킨다. 세사르가 자는 동안 몰래 집을 나가 버린다. 엉덩이가 없어졌으니 어떻게 되었을까? 그날 이후 세사르는 의자에도 앉지 못 하고 그네도 못 타고 회전목마도 못 타며 자전거도 탈 수 없게 된다. 그 지경이 돼서야 세사르는 반성하게 된다. 집 나간 엉덩이가 돌아오기를 빌면서 울다 잠이 든 다음날 아침부터 세사르는 전과는 영 딴판인 아이가 된다. 착한 세사르로 바뀐다.

  이 책은 아이에게 “동생 울리면 안 돼!”, “위험하게 높은 곳에 있는 것 꺼내면 안 돼!” 하며 강하게 행동을 금지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아이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 이야기다. 아이가 이런 책을 보며 자기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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