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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 현암사 / 1997년 5월
평점 :
품절
굉장히 철학적인 이야기란 느낌이 든다. 내용 자체는 재미있는 동화지만 읽고 나면 뭔가 철학적인 깨달음을 얻은 듯 할 것이다. ‘거기 누구 없어요?’라는 제목부터가 화두 같지 않은가?
이 책은 ‘요아킴’이라는 여덟 살 짜리 남자애가 엄마가 아이를 낳으러 병원에 간 사이에 혼자 집을 보다가 ‘에르요’라는 우주 먼 곳의 별나라에서 온 ‘미카’라는 아이와 만나서 나눈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카는 지구의 생명체와 진화에 흥미를 보였고 특히 공룡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그 이유는 미카의 별에서는 공룡이 멸종되지 않았고, 오히려 진화돼 미카와 같은 종족이 되었기 때문이다.
미카는 자기 종족은 ‘멈보’라고 불리며 공룡처럼 알에서 태어난다고 했다. 이렇게 멈보와 인간은 생김새도 다르고 세상에 나오는 방식도 다르지만 세상을 인지하는 데 오감을 이용하는 것은 똑같다고 미카는 말했다.
그러나 미카는 인간과 달리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미카는 요하킴의 생각을 읽으면서 요하킴에게 동생의 탄생을 축하하라고 말하면서 자기 별나라로 떠났다. 미카와의 만남은 하루만에 끝났고 요아킴은 바람대로 남동생을 얻었다. 그리고 이 만남이 계기가 돼 요아킴은 천문학자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요아킴이 곧 동생을 보게 될 조카 카밀라에게 생명의 신비를 깨닫게 하기 위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면서 들려준 것이다. 미카와의 만남 이후 요하킴은 동생을 위해 우주에서 바라보는 멋진 지구 그림을 그려 주고는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라고 적어 놓는다.
이 책에서처럼 우주의 어느 별에서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생명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것들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천문학자들이 음성 메시지를 보내고 무인우주선을 보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 덕분에 우주에 관한 많은 비밀들이 풀렸다. 그러나 우주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이러한 우주의 무한광대함에 비춰 보면 인간은 미미한 존재 같다. 하지만 인간의 탄생은 정말 신비로운 일이다. 어떻게 공룡이 살던 땅에 그들이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인간과 같은 새로운 존재가 생겨나 지금의 세상을 이룰 수 있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인간의 탄생과 진화의 신비를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우주에 대한 호기심도 갖게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