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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 ㅣ 미래그림책 25
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 그림, 이지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무화과는 꽃이 피지 않는 과실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실제로는 꽃이 화낭 속에서 피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또한 무화과는 다른 나무들과 달리 잎이 나기도 전에 열매를 맺는다. 일반적으로 무화과는 저장성이 좋지 않아 말려서 먹거나 통조림으로 먹게 된다. 내가 무화과를 날 것으로 처음 먹어 본 것은 작년 여름휴가 때 전남 영암에 갔을 때이다. 무화과가 영암의 특산물이란다. 달콤한 맛이 있기는 했지만 말린 것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무화과는 성경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과일이며 클레오파트라가 가장 사랑했던 과일로 이름이 나 있다. 하지만 클레오파트라가 가장 좋아한 과일은 아니란다. 또한 무화과는 예로부터 민간의료 약으로서 동의보감에서 소중히 여긴 과일이기도 하다.
무화과를 좋아하는 이들은 제목만 봐도 군침이 돌겠다. 이 야이기는 <압둘가사지의 정원>, <주만지>, <북극으로 가는 급행열차>로 세 차례나 칼데콧상을 수상한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작품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보니 무화가가 더욱 신비하게 느껴진다. 표지에 등장하는 비보 씨는 치과의사다. 그의 모습만 봐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깐깐하고 욕심 있어 보인다. 진료도 미리 예약하지 않은 환자는 봐주지 않을 정도다.
이런 비보 씨에게 어느 이른 아침 예약도 않은 할머니가 이가 아프다며 진료해 달라고 한다. 자투리 시간을 내어 돈 벌 욕심에 비보 씨는 할머니를 이를 뽑아주지만, 할머니가 진료비로 달랑 무화과 두 개를 내놓으며 이 무화과들은 꿈을 실현시켜 주는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자 화를 내며 할머니를 쫒아낸다.
그런데 밤참을 먹고 자는 습관이 있던 비보 씨는 무심결에 무화과 한 개를 먹고 잔다. 그런데 다음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진짜로 어젯밤 그의 꿈속에서 있었던 일이 현실이 된다. 이제 무화과의 진가를 안 비보 씨는 남은 무화과 하나를 잘 사용하기 위해 부자가 되는 꿈을 꾸는 연습을 한다.
드디어 연습한 것을 실천하려고 작정한 비보 씨가 내일은 부자가 돼 있으리라는 부푼 희망을 안고 접시에 무화과 하나를 올려놓고 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비보 씨의 개가 무화과를 냉큼 먹어 치운다. 그 다음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죽 쒀서 개 준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 이야기가 바로 그 짝이다. 파스텔톤의 그림이 잔잔하면서도 이야기의 실감을 더해준다. 캐릭터들의 표정이 살아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통쾌하게 웃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