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뽐내기 대회 비룡소의 그림동화 199
에즈라 잭 키츠 글 그림, 맹주열 옮김 / 비룡소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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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 키우는 사람들은 동물에게 자식 못지않은 사랑을 주게 마련이다. 나도 한때 개를 키운 적이 있었는데, 사정이 있어 더 이상 키우지 못하게 돼 다른 곳으로 떠나보낼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그전에도 청거북이나 금붕어를 키우다가 죽어서 아이들과 함께 땅에 묻어준 적도 있었는데, 그런 일을 겪고 나면 더 이상은 동물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 그래도 동물들을 보면 아기를 볼 때 느껴지는 신선함과 생의 활기를 받을 수 있다.

  아무튼 이 책은 애완동물에 관한 이야기다.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가끔 애완견 콘테스트에 관한 기사를 보게 된다. 엄마들이 자기 아기를 자랑하듯이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리라. 만약 애완동물 뽐내기 대회가 있다면 각종 동물들이 등장할 것 같다.

  에즈라 잭 키츠가 쓴 이 작품도 이런 애완동물 뽐내기 대회를 소재로 하고 있다. 에즈라 잭 키츠 책의 주인공은 대부분 피터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치가 주인공이다. 이 아이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애완동물 뽐내기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소식을 듣자 아이들이  개미, 생쥐, 고양이 등을 가져오겠다고 한다. 개미나 생쥐가 애완동물이라 할 수 있는지...

  어쨌든 다들 열심히 다음날 있을 대회 준비를 하는데 아치의 고양이가 없어진다. 아치의 친구들이 총출동해 열심히 찾아봤지만 없다. 대회 시간이 다 될 때까지도 고양이는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아치의 친구들만이 대회장에 간다.

  대회장의 풍경은 재미있다. 각종 동물을 데리고 온 아이들에게 심사위원들은 그 동물의 이름과 나이를 묻는다. 그리고 모두에게 독특한 이름을 부여한 상을 준다. 최고로 수다스러운 앵무새, 아주 잘 생긴 개구리, 가장 애교 많은 물고기, 매우 노란 카나리아, 엄청 부지런한 개미, 매우 화려한 금붕어, 허리가 무지 긴 멍멍이, 굉장히 날쌘 생쥐, 진짜 느린 거북이, 정말 부드러운 강아지 등 웃기는 이름의 상들이다.

  거의 대회가 끝날 무렵 아치가 왔고 마침 그때 아치의 고양이가 어떤 할머니를 따라왔다. 그 바람에 그 할머니께 ‘세상에서 최고로 긴 콧수염 고양이 상’이 수여된다. 할머니는 아치가 고양이 주인이라는 것을 알고서는 받은 상을 아치에게 주려 했으나 아치는 양보한다. 아치에게는 이미 또 다른 애완동물이 있었던 것이다. 과연 무엇이었을까? 아마 알게 되면 그런 것도 애완동물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아무튼 재미있는 이야기였고, 동물들이 받았던 상을 볼 때 이 세상 누구나 상 받은 만한 점이 한 가지는 있다는 교훈을 준다. 동물들에게도 이렇게 멋진 상을 줄 수 있는데 우리 사람들에게는 어쩌랴. 이 책을 보니 우리는 잘 하는 것보다는 못하는 것에 너무 집중했던 것 같다. 사람이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다. 굳이 못하는 것을 잘 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물론 그것도 중요하겠지만) 잘 하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더 즐겁고 유익할 것이다. 

  에즈라 잭 키츠는 1916년 미국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처음으로 어린이 책에 흑인 아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서는 다양한 인종들이 어울려 사는 미국의 실제 거리 풍경이 잘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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