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잣는 거미
케이트 패티 지음, 메리 클레어 스미스 그림, 최미경 옮김 / 책그릇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거미줄을 자세히 관찰한 적이 있는가? 우리 집에는 마당이 있는데 거미가 줄을 자주 쳐놓는다. 하지만 거미줄에 해충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서 나는 그대로 둔다. 그런데 밤새 비가 온 다음날 아침에 빗방울이 맺힌 거미줄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거미만이 그런 자연의 축복을 타고났다. 거미의 이런 속성 때문에 아테네와 아리아드네의 신화가 생겨난 것 같다. 그 신화 때문에 베틀과 거미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돼 버렸다. 이 책도 바로 거미의 이런 신화를 배경으로 한다.

  그림이 예쁘다 .표지의 분홍색도 그렇고 본문 중에도 분홍색이 자주 나오는데 무척 예쁘다. 여자 아이들이 아주 좋아할 것 같다.

  옛날 숲속 오두막에 애리언이라는 옷감 짜는 소녀가 살았는데, 그 소녀는 모든 동물이나 곤충들을 친구처럼 대했다. 그래서 거미가 집안에 쳐 놓은 거미줄도 걷지 않을 정도다. 애리언이 멋진 옷감을 짤 수 있는 비결은 아름다운 상상력에 있다. 양모를 짤 때에는 초록빛 잔디밭에서 풀을 뜯는 양들을 떠올리고, 면을 짤 때에는 하얀 솜 같은 구름을 생각하고, 비단을 짤 때는 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는 누에를 연상한다. 즉 실의 재료가 되어준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아이들에게 우리가 옷을 짤 때 사용하는 실들을 어디서 뽑는지 자세히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애리언에게 시련이 다가온다. 마음씨가 나쁜 여왕은 무도회에 참석한 한 공주가 입은 애리언이 짜준 드레스를 본 뒤론 애리언을 데려다 궁전에 가두고는 자기의 드레스만을 짜게 시킨다. 먹을 것도 주지 않고서 하룻밤만에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멋진 드레스를 짜라고 강요한다. 그러더니 결국에는 이슬처럼 영롱한 빛이 반짝이는 비단을 짜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다.

  그러나 애리언은 이 어려운 과제도 거뜬히 해결한다. 이 부분은 <벌거숭이가 된 임금님>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 마음씨 고약한 여왕에게는 그 멋진 비단이 보이지 않고 비단을 짜는 데 수고했던 수백 마리 거미만 보인다. 여왕은 놀라 자빠지고 이 소동 중에 애리언은 집으로 도망쳐 온다. 그 다음 이야기에서는 여러 공주 이야기에서처럼 왕자가 등장한다. 애리언처럼 그 멋진 비단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착한 왕자 말이다.

  사람이나 동물에게 온정을 베풀고 착하게 산 사람은 그 보답을 받게 된다. 우리 옛이야기에도 이런 식의 은혜 보답형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서양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들을 가진 모양이다. 아무튼 작은 생물이라도 그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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