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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 우리 - 해와 달이 들려주는 이야기
선안나 지음, 정현주 그림 / 샘터사 / 2008년 11월
평점 :
표지가 아름다운 책이다, 글자가 문양, 사람의 모습을 수를 놓았다. 내용은 인간의 기원에 관한 것이다. 글쓴이는 선안나로 우리나라 작가지만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태양 왕국과 달 왕국에 살고 있는 존재들은 이슬람 사람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구리빛 피부에 터번을 쓰고 수염을 기르고 칼을 차고 있다든가 긴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다.
이야기는 이국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느낌인데, 그 나라가 어느 나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아마 상상의 나라일 것이다. 내용은 인류의 기원에 관한 것이다. 왕들 간의 사이가 좋지 않는 태양 왕국의 왕자와 달 왕국의 공주가 밝기만 한 태양 왕국과 어둡기만 한 달 왕국을 위해 두 나라의 국경을 약간 허물어뜨려 놓은 죄로 벌을 받아 땅으로 쫓겨 와서 인류의 조상이 된다는 이야기다.
이야기 자체는 여러 옛이야기에서 들었던 내용을 혼합한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간 솜씨가 좋다. 특히 마지막 장에 ‘느껴지지 않니? 우주의 아이인 너를 가만히 지켜봐 주는 어떤 눈길과, 어루만져 주는 손길이.......’라고 적어 놓음으로써 이 이야기를 진실같이 여기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해와 달을 보면 무언가 옛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를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다. 믿거나 말거나.
인류의 기원을 재미있게 상상해 보게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자수로 되어 있는 삽화가 멋지다. 정현주가 바느질했다고 되어 있다. 그린이 정현주는 <오세암>, <멸치><흑산도 가는 길> 등의 일러스트를 했으며, 미국 유학 후에는 텍스타일 작업을 주로 한다고 한다. 이 책은 <달 호수의 비밀>이라는 작품에 이어 염색과 자수, 뜨개질과 같은 텍스타일 기법으로 만든 두 번째 책이란다. 색다른 그림을 보는 재미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