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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광고에는 신제품이 없다
이강우 지음 / 살림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새로운 생각을 얻고 싶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광고에서 보이는 톡톡 튀는 신선한 감각이 그리워졌다. 안 그런 척 했지만 나도 은근히 가을을 타는 모양이다. 나 나름대로는 노랗고 붉게 물든 단풍길에 취해서 가을을 만끽하며 황홀해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의 변화와는 달리 별 변화 없는 내 생활이 지겹게 느껴졌나 보다. 아무튼 신선한 자극이 필요해서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이다.
전에도 광고 관련 책을 읽으면서 그 기발함에 웃고 놀란 경험이 있어서 우리나라 1호 CM 플래너라는 저자의 책에 무척 기대했었다. 한때 나도 광고쪽 일을 소망했던 적이 있어서 설레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종류의 책은 아니었다.
광고계에 입문하려는 사람이거나 현재 광고계 종사자라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고 아니 광고계 대선배의 조언이 담긴 책이기에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가 라디오 드라마 제작 PD를 하다가 1974년에 CM 제작부로 발령이 나면서부터 광고계에 입문해, 광고기획사를 설립하고 여러 광고들을 제작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광고인으로 살아온 그의 인생 회고담과 긍지가 들어 있으며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롱런하는 광고인이 될 수 있는 비결이 담겨 있다. 따라서 뭔가 발상의 전환이 될 수 있는 광고 카피를 원했던 내게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이야기였다.
그래도 소득은 있다. 최인호의 소설 <상도>에 나오는 거상 임상옥과 세도가 박종경이 만나는 대목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크리에이터로서의 자질이 뛰어난 현대 정주영 회장의 일화도 기억에 남는다. 임상옥과 정주영 회장, 두 사람 모두 기업인이지만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앞으로 이 두 사람에 대한 책도 봐야겠다.
또 히트 친 광고 제작에 관련된 일화에서는 광고의 제작과정뿐만 아니라 광고의 속성과 좋은 광고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준다. 또 광고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창의력에 대해서는 쉽게 정의해 준다. 일반적으로 창의력 하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특별한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창의력은 그런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남들도 다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고 또한 서로 이질적인 요소에서 공통점을 찾아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 주는 것이라고 설명해 준다.
광고의 홍수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광고는 무심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한번쯤 이런 책을 읽고서 광고의 속성도 배우고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