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늑대 작은 늑대 - 프랑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83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나딘 브룅코슴 글, 이주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늑대 두 마리가 등장하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 맺음의 과정을 잘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책을 덮는 순간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사막의 여우가 말하는 ‘길들이기’가 떠올랐다. 동물원에서 사육사가 먹이를 통해 동물을 훈련시키는 것만이 길들이기가 아니라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내 마음의 한 켠을 그 사람에게 비워주는 것이 바로 길들이기라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 이야기는 슬펐다.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큰 늑대와 작은 늑대가 나오는데, 큰 늑대는 커다란 모습뿐 아니라 가진 것도 많다. 언덕 위의 나무도 차지하고 있고 커다란 나뭇잎 이불도 갖고 있다. 이 큰 늑대가 있는 나무 밑에 멀리에서는 점으로 보일 정도로 작고 보잘 것 없는 작은 늑대가 온다. 하지만 큰 늑대는 작은 늑대가 자기 것들을 빼앗아 갈까봐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일말의 동정심이 있어서 나뭇잎 이불 한 귀퉁이도 작은 늑대에게 내주고 나무에 오르는 것도 자기보다 아래까지는 허용한다. 내가 바로 그런 편이다. 다른 사람에게 기쁜 마음으로 무언가를 선뜻 내줄 줄 모르고 이리저리 재면서 조금씩 마음을 여는 편이다. 어차피 해 줄 것을 기왕 기분 좋게 하면 서로가 마음 편할 텐데...

  그런데 큰 늑대가 산책을 간 사이가 작은 늑대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 큰 늑대 마음속에 작은 늑대가 자리했기에 큰 늑대는 몹시 걱정한다. 자신의 옹졸한 행동을 후회하고, 작은 늑대가 다시 나타난다면 잘 해 주겠다고 다짐한다. 다행이다. 작은 늑대가 다시 나타나서 둘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낯선 존재를 선뜻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몇 되겠냐만은, 그래도 우리는 마음의 경계를 너무나 단단히 긋고 사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경쟁을 부추기면서 관계의 문을 꼭꼭 닫아두게 하는 잘못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어차피 세상은 혼자 사는 곳이 아니다. 큰 늑대도 작은 늑대가 온 뒤로 함께 하는 것의 행복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니 작은 늑대가 사라졌을 때 걱정하고, 자신의 옹졸함을 자책하고, 작은 늑대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원했을 것이다.

  함께 하는 세상,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형제자매도 거의 없다. 모두가 형제자매가 되어야 하는 처지이다. 먼저 옆 자리를 내어주고 손을 내밀 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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