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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싼 할머니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46
이옥수 지음, 김병호 그림 / 시공주니어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으로도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갈 것이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 이야기다. 노인들 최대 바람이 치매에 걸리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올 초에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라는 책을 봤다. 이 책은 정신과 의사였던 주인공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서 자신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치매를 소재로 한 소설책에서는 치매 환자를 둘러싼 가족 간의 이야기가 주로 나오지만, 이 책에서는 환자 자신의 입장을 적어놓은 것이라서 더욱 더 환자의 고통과 슬픔을 공감할 수 있었다. 세상에 대한 기억마저 두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치매 환자의 이야기가 너무나 마음을 아프게 했었다.
그래서 <똥 싼 할머니>를 읽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었다. <똥 싼 할머니>는 평생을 시골에 살면서 할아버지와 농사만 짓던 새샘이의 할머니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서울 아들 집에 와서 살게 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사 온 첫날부터 가족들과 마찰을 일으킨 할머니는 계속 새샘이 가족을 힘들게 하고 당신 아들인 새샘이 아버지만을 찾는다. 할머니의 행동이 이상해 병원에 갔더니 치매란다. 누군가 할머니를 집에서 돌봐야 하는데,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새샘이 부모는 맞벌이를 그만둘 수가 없다. 그래서 할머니를 지방에 있는 요양원에 보낸다. 이렇게 가족이 부모를 요양원에 맡기기로 결정할 때까지, 또 그곳에 부모를 두고 와서 계속 마음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일상이 잘 그려져 있다.
치매 환자와 같이 살면서 똥오줌을 받아내고 씻기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받아주어야 하는 등의 힘든 일을 직접 감당하면 거기서 오는 육체적이며 정신적인 고통으로 힘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하지 않는가. 치매가 하루이틀 앓아서 되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그렇다고 부모를 다른 곳에 맡긴다 해도 그것 역시 마음 편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책에 잘 나와 있듯이. 어쩌면 이것이 더욱 더 가족들의 마음을 힘들게 할 수 있다.
앞으로 평균수명은 더 길어질 것이다. 미래에 알츠하이머의 치료법이 개발된다면 다행이지만 그 전까지는 치매 때문에 가슴앓이 할 가족이 많겠다는 말도 될 것이다. 왜 세상에 내리사랑만 가능할까? 격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말들 하지만, 우리가 어려서 받은 만큼 부모에게 돌려준다면 치매가 결코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어려운 문제이고, 정부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책들을 통해 치매 환자를 이해하고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야 할 것이고, 그 가족들도 위로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동병상련...겪어본 사람만이 이해하고 함께 아파할 수 있다고 하지만, 마음의 이해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함께 아파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도 이런 책들을 통해 다른 이들도 헤아릴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키워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