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물고기를 따라간 날
장원저 지음, 천메이옌 그림 / 토토북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이 근사하다. 제목에서는 전원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슬프고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중국의 유명한 시인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대한 내용이 간략하게 소개돼 있다. <도화원기>는 옛날 동진이라는 나라의 무릉 지방에 살던 어부가 작은 시내를 따라 배를 젓다가 자기도 모르게 멀리 가게 되었고 어떤 언덕에 닿았는데 그곳에 복숭아나무 숲이 있었고 거기에서 오래 전에 난리를 피해 들어왔다가 죽지 않고 살고 있던 사람들을 만났다는 신기한 이야기다.

  이 책은 바로 <도화원기>에 나오는 무릉도원을 소재로 한다. 주인공 반짝이는 아빠, 엄마와 애완견 솜사탕과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2학년 2학기에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셨고 그 후부터는 다른 사람들에게 사납게 굴었다. 급기야는 아빠가 강아지 솜사탕을 산책길에 잃어버리고 오자 아빠에게 몹시 화를 내고는 다음날 새벽같이 산골에 살고 계신 외할머니를 찾아 버스를 타고 온다.

  버스 안에서 낚시하러 왔던 아저씨가 두고 간 빨간 물고기가 들어있는 물통을 맡게 되고 그 물고기를 할머니 댁으로 가는 정류장 근처의 냇가에 놓아준다. 그런데 그 물고기가 꼭 자기에게 쫓아오라는 듯이 한다. 그래 그 물고기를 쫓아갔다가 세상의 잃어버린 것들이 모여 있는 신비한 마을에 다다른다. 그곳은 무릉도원과 같은 곳이었다.

  여기서 반짝이는 자신이 잃어버렸던 것들과 재회하면서 그것들과 자연스럽게 이별하는 방법도 배우고 아빠의 사랑도 확인한다. 반짝이는 엄마가 돌아가신 뒤부터 자신은 아주 운이 나쁜 아이이며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미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반짝이는 사나운 아이로 바뀌게 되는데, 이 마을에서 이틀을 보내면서 그런 일들이 자기 탓이 아니라는 것임을 알게 된다.

  책 속에 이런 말이 나온다. 반짝이가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아주는 고물 아저씨를 만난 뒤에 아저씨에게 어떻게 하면 즐거움을 다시 찾을 수 있는지 묻자, 아저씨는 “그런 건 잃어버릴 수 없는 거란다. 그래서 나는 도와줄 수가 없구나. 하지만 그건 틀림없이 네 마음속에 있는 거니까. 너 혼자서도 찾을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한다.

  세상만사가 마음먹기 달렸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 잃어버린 마을에 많은 사람들과 물건들이 있듯이, 이별은 어디서든 그리고 누구에게든 일어나는 일이다. 결코 나 혼자 겪는 아픔이 아니다. 동병상련. 우리 모두가 이별은 겪는 동지라고 생각하면 덜 아플 것이고, 그 일이 모두가 내 탓이라는 자학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 권장도서란다. 아이들이 마음의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