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르부크 부인의 초상 샘터 외국소설선 4
제프리 포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샘터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근래 출간되는 책들에서는 미술 작품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다.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가인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 소녀> 이후에 그림을 소재로 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에도 ‘초상’이란 단어가 들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유명 미술 작품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아니다.

  모델의 얼굴을 보지 않고 초상화를 그려야 하는 화가의 이야기인데 추리 소설 형식이다. 미술적 재능은 뛰어나지만 돈벌이 때문에 초상화 제작에 매달리는 화가 피암보는 대상을 보지 않고 그 사람의 이야기만 듣고서 초상화를 완성해 주면 많은 사례금을 주겠다는 제안을 선뜻 받아들인다. 이렇게 해서라도 큰돈을 벌어서 자기의 예술적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이다.

  초상화를 그려야 하는 대상이 샤르부크 부인이었다. 이 부인은 병풍 뒤에 앉아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눈을 연구해서 미래를 예언하는 결정어학자(이런 것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무녀가 된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피암보는 보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그려내려고 애쓴다. 한편 피암보는 이 일을 시작한 뒤 피눈물을 흘리면서 죽어가는 여인을 목격한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스케치조차 못하고 있는 피암보에게 선배 화가인 셴즈가 다가와 샤르부크 부인의 뒷조사를 제안하며 피암보를 돕지만 그녀의 생김새는 조금도 알아내지는 못한다. 게다가 죽었다고 들었던 샤르부크 부인의 남편이 나타나 그를 위협하고, 셴즈마저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면서 목숨을 잃는다.

  재미있는 이야기다. 피암보가 과연 초상화를 완성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이것이 당연히 가당치 않는 일인 줄 알면서도 그가 반드시 목표 달성하기를 바랐다. 그리고 피눈물을 흘리며 사람을 죽게 하는 연쇄 괴사건의 진원이 무엇일까 호기심을 끌었다.

  더욱 흥미를 끈 것은 에필로그에 적혀 있는 말이다. ‘이 책에 언급된 장소와 인물, 여러 현상과 사건들은 실제 1893년에 존재했었고 다양한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으나’이다. 이 말을 보고 자료를 찾아보니, 표지의 그림은 당시 활약한 미국의 유명한 화가였던 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 X'라는 그림이었다. 사전트는 상류 사회 인물들의 초상화를 많이 그렸다고 한다. 이 그림은 파리 사교계에서 유명했던 ’마담 고트로‘를 그린 것인데 외설 스캔들이 일어나 모델이나 화가를 곤혹스럽게 했던 작품이란다. 또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앨버트 라이더도 당시 활약했던 화가로서 환상적인 작품들을 발표해서 환상 화가라 불린다.

  재미있는 추리소설과 함께 미술 공부도 할 수 있어 즐거운 책이었다. 예상 밖의 결말이어서 훨씬 더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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