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꿈 - 하루 1달러, 짝퉁 축구화로 시작된 맨발의 아이들의 기적 같은 이야기
주경희 지음, 한재홍 그림 / 북스토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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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고 보니 기적은 신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드는 것 같다. 헐벗고 굶주린 맨발의 동티모르 아이들이 2004년 3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30회 리베리노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에서의 우승은 이를 입증하는 좋은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예선만 통과해도 기적이라는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6전 전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우승컵을 차지하게 되기까지는 한국인 감독의 힘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이야기는 실화다. 김신환 감독이 만들어낸 승리의 드라마다. 이 이야기는 <맨발의 꿈>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세계 최초로 뉴욕 주재 UN본부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김 감독은 김원광 감독이라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촉망받는 청소년 대표 축구선수였던 김 감독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상을 당하지만 가난해서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다. 그런 상태로 실업 축구팀에 들어갔기에 금방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 거듭되는 사업 실패로 전전긍긍하던 김 감독은 친구가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와서 공장을 차리지만 그 또한 실패하고 동티모르에까지 오게 됐다. 여기서 축구용품점을 차린 그는 장사를 위해 너무나 가난해서 신발조차 신지 못한 아이들에게 하루에 1달러씩 갚으면 되는 할부제로 축구화를 판다. 하지만 이마저도 감당할 수 없는 아이들은 아껴서 신던 축구화를 반납한다.

  그러나 이들의 축구에 대한 열의와 실력을 본 김 감독은 아이들에게 정식으로 축구를 가르친다. 하지만 많은 난관에 부딪치자 그는 축구를 포기하고 귀국을 결심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다시 동티모르에 눌러앉게 된다. 그동안 뭔가 한 번 번듯하게 끝을 보지 못한 자신을 위해 그리고 가난하고 희망 없는 동티모르 아이들을 위해 그는 히로시마 대회 참여를 결심하고 결국에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눈물을 쏟게 하는 기적 같은 이야기다. 김 감독이 축구화를 팔기 위해 두 달 할부로 매일 1달러씩 갚으라며 맨발의 아이들에게 축구화를 안기는 처음 이야기에서는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하며 그의 강매 상술에 같은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기도 했고 어쩔 수 없음에 안타깝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자존심을 건 축구 내기 시합이라든가 전직 축구 선수로서의 자존심, 축구를 사랑하는 아이들에 대한 존중들을 보게 되자 가슴이 뭉클해졌다.

  오래 전 신문기사에서 동티모르가 축구대회에서 기적을 이룩했다는 소식을 들은 기억이 있지만 잊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김 감독의 마지막 도전이, 그가 아이들에게 준 희망의 씨앗이 어떻게 끝맺게 될지 몹시 궁금했었다. 다행히 해피엔딩이다.

  불과 두 달 전 우리나라도 월드컵 축구 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우리 선수들도 16강 진출 신화로 얼마나 국민들을 기쁘게 했던가? 나는 축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이야기를 읽으니 왜 그토록 많은 이들이 축구를 사랑하지는 알 것 같다.

  아무튼 내전 때문에 부모를 잃고 서로가 원수가 되었고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하고 입지 못하는 그들이 축구를 통해 희망을 잃지 않게 돼서 매우 기쁘다. 그들의 승리는 어쩌면 ‘헝그리 정신’의 발로였는지도 모르겠다. 김 감독 역시도 그랬던 것 같고. 공부 외에는 걱정 없이 풍요롭게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의 풍요가 굉장한 행복이라는 것을 일러주며 더불어 ‘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주는 매우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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