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특파원 국경을 넘다
이정옥 지음 / 행간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방송의 힘을 실감하는 것 중 하나가 해외 특파 방송기자(해외 특파원)에 대한 인상이다. 해외 특파원하면 MBC의 파리 특파원을 지냈던 엄기영 씨가 가정 먼저 떠오른다. 트렌치코트를 입고 파리의 세느강을 배경으로 리포트를 하는 그의 모습이 생각난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특파원의 전형이다. 아마 이런 고정관념을 갖게 된 것은 개그맨 박명수 씨의 덕이 크다. 그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엄기영 씨의 흉내를 많이 냈기 때문이다.

  또 종군 여기자 하면 많은 사람들이 MBC의 이진숙 기자를 떠올릴 것이다. 걸프전을 보도하던 그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여기자가 종군기자로 참전해 전쟁을 보도하다니 대단하다며 생각했던 것이 떠오른다.

  아마 내가 이 두 사람이 열심히 활약할 당시에 텔레비전 보도를 많이 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 이정옥 기자에 대해서는 이름을 들을 수도 없었고 그녀의 활약상을 볼 수도 없었다. 부끄럽게도 그 이후부터는 내가 두 아이를 키우느라 뉴스와도 담 쌓고 살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여자 특파원’이라는 제목에 끌려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1997년 KBS 파리지국 특파원으로 파견돼 3년 동안 코보소 전, 이라크 전, 터키 지진, 예멘 인질 납치 등 치열한 국제 뉴스의 현장을 취재했으며, 지금은 한국방송협회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기자들의 역할이 쉽지 않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그녀의 철저한 기사 정신으로 뭉친 활약상을 볼 때에는 기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조차 들었다. 우리나라와 시차가 많이 나는 파리에서 한국에서의 뉴스시간에 맞춰 취재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특파원 생활에서도 그렇지만, 목숨이 경각에 달린 전쟁터에 들어가서 취재를 하는 내용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모두가 지나간 이야기여서 저자가 여유 있게 말할 수 있었겠지만 당시에는 얼마나 진땀나고 하늘이 노래지는 일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자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아님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아무튼 그녀와 같은 사명감을 가진 기자들 덕에 우리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자세히 알게 된다. 이 책에서도 역시 이정옥 기자를 통해 많이 몰랐던 중동의 이야기, 많은 이들의 흥미를 끄는 유럽의 왕족 이야기 및 그녀가 취재했던 유명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동안 못 읽었던, 아니 몰랐던 해외 소식들을 한꺼번에 알게 된 느낌이다. 물론 해외 특파원의 역할과 종군 기자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자세히 알게 되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방송 기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것이다. 또 나 같은 일반 독자들은 여자 특파원이라는 독특한 직업 세계와 그 일을 수행하면서 겪게 된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또한 세계 시사 상식을 키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으며 열정적인 삶을 사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 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또 여자라서 ‘못 할 것은 없다’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도 재차 깨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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