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 - 화가 이인경의 고대 도시 여행기
이인경 지음 / 사문난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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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척 기대하고 보았던 책이다. 요즘 집 근처 도서관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한 그림에 대해 배우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지중해에 대한 관심이 충만해졌기 때문이다.

 ‘클래식’이라는 말이 그리스 건축에서 비롯됐다며 웅장한 파르테논 신전을 보여주는 슬라이드와 우리나라 텔레비전 광고에서도 보았던 산토리니의 아주 파란 바다에 하얀 벽돌에 파란 지붕의 집들을 보면서 그리스와 지중해를 머릿속으로 자주 그리기 있던 차라 책에서는 또 어떤 활동한 지중해의 풍경들을 보여줄까, 저자도 그곳을 보고 뭐라 표현해 놓았을까 많이 기대했었다. 게다가 작가가 화가란다. 그 풍경을 보고 그린 그림도 있을 터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책에는 저자가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도 그리 많지 않았고 화가라는 작가의 이력을 떠올릴 수도 없게 그녀가 멋진 풍경을 마주 대하고 그린 그림 한 점 없었다. 너무나 아쉬웠다. 그리고 여행기라고 하기에는 부족하게 여행 정보도 거의 없었다.

  저자가 나와 같은 아줌마라고 해서 더욱 기대했었다. 아이를 다 키운 50대의 여유 있는 아줌마, 그것도 화가라는 전문직 여성이기에 얼마든지 가능한 여행이었겠지만, 그래도 한 가정의 살림을 도맡아 해야 하는 주부로서 국내 여행도 아니고 해외 여행이라니... 얼마나 황홀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며 그 금쪽같은 시간을 어찌 냈고 그 시간들을 어떻게 활용했을지 궁금했었다. 이를테면 여행 준비에서부터 시작해 여행 일정, 숙소와 음식, 여행 경비 등을 찬찬히 알려주는 여행 안내서이기를 희망했는데, 그것과는 달리 저자의 여행 감상이 주였다.

  여행지는 그리스, 이스라엘과 이집트였다. 그리스에서는 아무래도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고 이스라엘에서는 기독교 신자인 저자가 성지 순례를 하는 심정으로 쓴 글이 많다. 성서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 이집트에서는 저자가 아줌마라서 그런지 이집트 여성들의 삶을 엿본 이야기와 핫셉투스 여왕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들려준다. 전체적으로 사진이 많지 않은 것이 흠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다. 동네 언니의 수다를 들어주는 기분이랄까...물론 내용이 없는 수다는 아니다. 인생 선배에게 들을 수 있는 세상의 보는 지혜도 있다.

  책 뒤에 이 책을 뭔가 부족하게 느끼는 내 마음을 저자가 알고 있기라도 하는 듯한 글(에필로그에)이 실려 있다. 저자에게 사촌동생이 이 책을 쓰는 목적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그에 대해 저자는 “쓰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단다. 그저 이야기하듯 재미있게 읽어주기를 당부해 놓았다. 그런 마음으로 읽기에는 괜찮은 책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내가 기대했던 여행 정보는 여행 안내서에 충분히 잘 나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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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8-16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중해 여행하고 싶네요 화가 아줌마의 여행이라 ~ 넘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