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남미
이미혜 지음 / 책만드는집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의 맑고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떠 있고 이국의 거리를 낯선 생김의 차가 달리는 모습만으로도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이런 곳이 남미인가 하는 궁금증을 준다.

  남미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먼 곳이다. 축구의 나라 브라질, 에바 페론의 아르헨티나, 페루의 마추픽추, 체 게바라, 아마존, 칠레, 갈라파고스 제도, 나스카 지상화 등 남미 하면 연상되는 것이 제법 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아주 멀리 있는 곳이고 많이 알려지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책이든 방송이든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알고 싶은 곳이었다.

  책을 통해 우리에게 남미를 소개하는 가이드는 스물아홉 살의 아가씨다. 너무나 부럽고 멋진 여성이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용기 있는 사람이다. 지금 내가 발을 딛고 있는 곳에서 왜 이래 발이 떨어지지 않는지 모르겠다. 요즘 내 심정이다.

  게다가 그녀는 스물아홉의 생일에 자신에게 주는 생일 선물로 이 여행을 떠나 서른 살이 되어 집에 돌아왔단다. 무척이나 낭만적이다. 책의 곳곳에서 그녀의 낭만적인 모습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곳에서 하루 이틀 더 머물면서 시장에서 재료 사다가 음식을 해먹는다거나 여행 도중 만난 사람들과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는 이야기 속에서 말이다. 이런 낭만과 그녀의 재치 있고 톡톡 튀는 표현 덕에 여행하는 내내 즐거웠다.

  그녀는 이 여행을 쿠바에서 시작해서 페루를 거쳐 볼리비아를 지나 아르헨티나에 갔다가 칠레를 둘러 다시 아르헨티나로 와서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이구아수 폭포다. 그 폭포의 장엄한 물살처럼 그녀의 여행 또한 웅장하게 마무리했다는 느낌을 준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그녀가 되어 즐거웠다. 페루의 와카치나 모래사막에서는 함께 모래 위를 달렸고 볼리비아의 데스로드 자전거 투어에서는 안개 낀 꼬불꼬불한 산길을 조심조심 자전거로 달렸으며 아마존강에서는 피라냐가 다리를 무는 대리체험을 할 수 있었다.

  남미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네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인지 그들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는데 그곳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풍경은 굉장히 이국적이고 환상적이었다. 평소에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아름다운 곳들이 많았다. 꼭 가보고 싶다.

  여행은 사람을 성숙시키고 삶의 활력을 불어 넣어 준다. 나는 결혼 전에는 여행 좋아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니 여행이 쉽지가 않다.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는 광고문구가 얼마나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놨는지 모른다. 그 유혹을 참아내느라 힘들었는데, 이 책을 보는 순간 다시금 마음 한 쪽이 꿈틀댄다. 그러나 책을 통해 얻은 절반의 뿌듯함이 있기에 무조건적인 부러움은 아니다. 이 여행의 안내자를 보면서 나도 또 하나의 꿈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내게는 너무나 멀었던 남미가 이제 친근해졌다. 체 게바라의 사진이 곳곳에 붙은 쿠바와 사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는 식의 배짱 좋은 볼리비아 상인의 모습도 떠오르고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이라는 어려운 지명도 입에 붙게 되었다. 내가 그곳을 직접 보게 될 날이 언제일지 모르나 반은 이미 가본 셈이다. 아무튼 여행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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