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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를 끌고 맨해튼에 서다
김동욱.오선주 지음 / 예담 / 2010년 7월
평점 :
유모차를 끌고 해외여행을 가다니 정말 대단한 엄마다. 나도 예전에 아이들 어렸을 때에 한 아이는 걸리고 한 아이는 아기 띠로 안고서 유모차 끌고 인천 끝에서 코엑스까지 관람하고 온 적이 있는데 정말 힘들었다. 지금은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 시설이 잘 돼 있지만 그때는 완전히 계단으로만 다녀야 했었다. 나 혼자 아이 안고 큰 애 손잡고 짐 가방 메고...유모차도 휴대형이 아니라 대형 반접이용이었다. 그때 생각하면 나도 어지간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 이후론 그런 무모한 일은 하지 않는다. 나름 즐거운 추억이긴 하지만 무지 힘들었다.
이 책을 보는 순간 이 엄마는 도대체 무슨 빽을 믿고서 네 살배기 아이를 데리고 미국까지 갔을까 걱정스러움 반, 부러움 반이었다. 그럼 그렇지...혼자서는 아니다. 든든한 남편을 동반하고서다. 부부가 모두 일러스트레이터다. 자유스럽고 멋진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갈 만 했지”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들 역시 경제적인 걱정, 미래에 대한 걱정을 안고서 용기 있게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아내의 친구가 놀러 오라고 한 말에 필이 꽂혀 남편이 결심하기는 했지만 여느 사람들처럼 현실에 대한 걱정은 적지 않았다. 여행도 용기 있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임에 분명하다.
용기 없어 아직도 떠나지 못한 나는 귀염둥이 꼬마가 낀 이 가족의 즐거운 가족 여행 덕분에 미국 구경 잘 했다. 이들의 여정은 내가 평소에도 몹시도 가고 싶었던 그랜드캐니언에서 시작한다. 영화나 사진을 통해 친숙해진 곳이자 동생이 신혼여행으로 다녀왔던 곳이라 더 가고 싶은 곳이었다. 그랜드캐니언에서 캠핑을 하다니 더 없이 부러웠다. 인디언 부족인 나바호족의 성지인 마뉴먼트 빌리지, 사암 석주들의 장관을 이룬 아치스 국립공원에 대한 멋진 사진과 자세한 설명도 좋았고 바위기둥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브라이스캐니언에서 인디언 천막 티피에서 하룻밤을 보낸 이야기도 재미있게 들었다. 이름도 처음 듣는 미국의 명소를 책으로나마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밖에 미국의 거리와 문화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의 관광과, 미국 여행하면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뉴욕 관광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아이가 함께 하고 있어서 더 아기자기했고 아이를 둔 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많아서 좋았다. 아이를 데리고 라스베이거스를? 환락의 도시이자 도박의 도시에서 아이하고 무엇을 할까 궁금할 것이다. 책을 보시라. 의외로 아이 데리고서도 볼거리가 많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아이 옷 쇼핑과 뉴욕의 장난감 백화점 소개는 이 책에만 있을 것 유용한 정보다.
아이 때문에 준비에 보다 철저를 기하고 아이를 힘들게 하는 무리한 일정이 되지 않게 배려하면서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남기고 가족에게 활력을 주는 여행이 되기 애쓴 흔적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어서 ‘역시 부모는 달라’라는 느낌을 받았다. 나 역시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아이를 배려하는 세심한 부분에 감동을 받았다. 또한 경제적이면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친절한 여행 가이드가 있어서 미국 여행 시 유용할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나도 내년에는 꼭 아이들 데리고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주위에서 “아이들 어렸을 때 데리고 다녀봤자 다 소용 없어”라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본 만큼 남는 것이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즐거운 여행 함께 할 수 있어 기뻤다. 휴가철이라 나름대로 국내 여행 계획했는데, 다녀와서 나도 이들처럼 알콩달콩 여행기라도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