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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꼭두장군의 비밀 ㅣ 책읽는 가족 15
김병규 / 푸른책들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꼭두’는 정수리나 꼭대기를 이르는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흙꼭두장군은 흙으로 빚은, 수레를 타고 있는 장군의 형상을 한 작은 토우를 말한다. 이 토우는 빈수 네 목화밭에서 발굴된 왕비의 무덤에서 나온 것이다.
빈수는 이 책의 주인공으로 열두 살 난 소년이다. 빈수 아버지는 목화밭을 일구다가 밭 밑에 이상한 돌이 걸리는 것을 보고 군청에 신고한다. ‘김 박사’라는 역사학자가 와서 조사한 결과 왕의 무덤인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
그런데 사실은 그곳은 왕의 무덤이 아니라 왕비의 무덤이었다. 한꽃님왕이라 불렸던 왕의 무덤은 왕비의 무덤 바로 옆에 있었고 왕비의 무덤 벽에 있는 문을 통해 연결되어 있었다. 왕비의 무덤에서 왕의 무덤에 가려면 꽃잎이 새겨진 열쇠가 있어야 했는데, 이 열쇠를 보관하고 있던 것이 바로 흙꼭두장군이었다.
신비스런 이야기지만 무덤에 묻힌 이래로 한꽃님왕과 왕비의 영혼은 무덤 사이의 문을 열고 1년에 한 번씩 만났다가 2012년이 되면 하늘로 올라가야 하는 운명이었다. 이제 단 한 번의 만날 기회만 남았는데, 문의 열쇠는 없어져 버렸고 왕비의 무덤만 발굴됐으니 왕과 왕비가 만나기 어렵게 된 상황이다.
이에 열쇠 보관자로서 책임을 느낀 흙꼭두장군은 자신을 도와 왕과 왕비의 영혼이 제대로 만나게 해 줄 아이로 빈수를 정하고 찾아가서 도움을 청한다. 다행히 빈수는 흙꼭두장군을 잘 도와준다. 도굴꾼이 나타나서 왕의 무덤을 억지로 찾아내려 했지만 빈수와 흙꼭두장군의 노력 덕에 무사히 왕의 무덤도 지켜내고 열쇠도 찾게 된다. 재미있는 이야기다. 역사가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우리가 지금 세상에서 발굴하는 유물들에서 그것이 본래 가지고 있는 의미를 다 파악해내지는 못한다. 이 이야기에서도 왕비의 무덤을 찾았으면서도 왕의 무덤으로 잘못 알았었다. 과거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과거를 비교적 바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역사적 흥미를 고취시켜준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흙꼭두장군’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는데, 이 책은 이미 1991년에 텔레비전 만화 (MBC에서 '흙꼭두장군'이라는 이름으로 방영)로도 선보였다고 한다. 수레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흙꼭두장군의 모습이 재미있게 표현됐을 것 같다. 애니메이션도 볼 수 있다면 아이들이 더 좋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