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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리 들리니? ㅣ 내가 처음 가본 그림 박물관 4
재미마주 기획, 정하섭 글, 문승연 꾸밈 / 길벗어린이 / 1996년 8월
평점 :
소리라는 제목에서 음악에 관한 내용이 나올 것이라 기대되지만 이 책은 음악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 미술 작품에 관한 책이다. 우리나라의 여러 전통 미술 작품들에서 주요 장면들을 따다가 삽화로 실면 그에 맞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꾸민 것이다. 그래서 작품을 전체적으로 봤더라면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을 자세히 볼 수 있어 좋다. 기발한 발상이다.
사실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가서 볼 때 우리나라 미술 작품들은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거의 다 수묵화이기 때문에 작은 부분들이 확연히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림도 서양화처럼 크지가 않아서 보기가 어렵다. 그런데 주요 장면만을 확대해서 보여주니 세밀한 부분까지 자세히 볼 수 있어 좋다. 또한 책 뒤에 그 부분이 어느 작품에서 따온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실려 있다. 또 그림을 그린 문인에 대한 설명과 동양화와 서양화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이 소리 들리니?>는 전체적으로 수묵화로 그려진 삽화를 엮은 멋진 그림책 같은 느낌이다. 본문의 첫 그림은 시종이 끄는 말을 타고 가는 양반이 버들가지에 앉아서 꾀꼴꾀꼴 지저귀는 꾀꼬리를 보는 모습이고 그 중 꾀꼬리 한 마리가 푸드득 날아가는 모습이다. 이 그림은 김홍도의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다>에서 따온 장면이다. 표지에 나온 호랑이는 작자 미상이지만 <산 속의 호랑이>라는 작품을 옮겨 놓은 것이다.
<이 소리 들리니?>라는 제목에 맞게 이 책에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그림들이 실려 있다. 호랑이와 꾀꼬리, 폭포, 사슴, 강물 등 그림을 보면서 소리를 연상할 수 있는 장면들을 모아 놓았다. 말을 타고 가다 멈춰 서서 새 소리를 듣는 양반의 모습, 바위에 엎드려서 강물을 내려다보는 모습 등을 보면 진짜로 귓가에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림이 그만큼 실감나게 그려졌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즐거운 우리 공부가 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