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기 싫으면 겨드랑이에 양파를 끼워봐 - 악동 칠 형제가 전하는 긴급메시지 우수문학상 수상 작가선 5
바르트 무야에르트 지음, 박종대 옮김, 김유재홍 그림 / 주니어중앙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굉장히 엉뚱하면서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제목이다. 학교 가기 싫을 때 겨드랑이에 양파를 끼면 도대체 어떻게 되기에 이런 말을 했을까 아주 궁금하다. 양파 껍질을 까서 통으로 구멍을 낸 뒤 겨드랑이에 끼고 있으면서 목덜미에 젖은 손수건을 올려놓고 있으면 몸에 열이 나고 콧물이 흐르면서 아프게 된단다. 매우 엉뚱한 아이들이다. 이렇게 해서 이날 하루 이 아이들은 학교에 안 가도 됐지만 진짜로 아파지는 바람에 맛있는 것도 못 먹게 된다.

  이런 아이들이 내 아이들이라면 정말 피곤하겠다. 아들 하나도 감당하기 힘든데 칠형제라니...아마 도망가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이렇게 말하면 아들 많은 부모들은 싫어할까? 그만큼 아들 키우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읽어 보지 않아도 ‘날마다 사고깨나 치겠구나’ 짐작이 됐다.

  이 칠형제는 입장이 허용되지 않은 수영장에 몰래 들어가서 복수의 의미로 실례를 하고 온다거나 지붕 홈 위에 두꺼비를 던져 놓아 엄마를 놀라게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이 일곱 아이들이 저지른 엉뚱한 사건을 통해 단지 웃음만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그런 일상적이고 자연스런 이야기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온종일 집안일을 한 냄새를 간직한 엄마에게 감사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좁은 차에 칠형제가 구겨지듯 타고 가면서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은 ‘세상일은 마음먹기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또 후에 이사를 갈 때 이삿짐을 옮기는 아저씨들이 즐거워하라고 동전을 종이에 싸서 메모와 함께 집구석에 숨긴다는 이야기도 있고, 아빠만의 별식이 있는데 그 냄새가 아이들로서는 참을 수 없을 정도지만 어쨌든 그 음식 덕에 아빠가 전쟁에서 살아남았고 그 결과 자신들이 탄생할 수 있었음을 생각하고 역한 냄새도 참아낸다는 이야기도 있다. 기특한 아이들이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아이들의 재치와 엉뚱함, 순진함 등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 어떤 것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픽 나오기도 하고 또 어떤 이야기는 눈물이 찔끔하도록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참 잘 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이 이야기의 화자는 막내인데 내용을 보면 이 칠형제 중 막내가 가장 현명하다. 어째 나이가 들수록 철이 더 없다. 막내 입장에서 쓴 글이라서 그런가? 하긴 이렇게 형제가 많은 집에서는 막내가 가장 조숙하게 마련이다.

  어쨌든 철없는 여섯 형과 조숙하고 생각이 깊은 막내의 이야기, 아주 재미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아이들처럼 형제들끼리 부딪히고 여러 식구들이 북적대는 속에서 귀중한 삶의 교훈들을 직접 찾아내면서 살아야 할 텐데 그게 안 되니 참 아쉽다. 그러니 책 속에서라도 그런 가치들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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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9-19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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