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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정계비의 비밀 ㅣ 사계절 아동문고 47
김병렬 지음, 고광삼 그림 / 사계절 / 2003년 2월
평점 :
백두산정계비는 1712년 숙종 38년에 백두산에 세운, 조선과 청나라의 국경을 나누는 것에 대한 합의를 기록한 비석이다. 백두산을 자기네 나라 땅이라고 주장하던 청은 국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자총관 목극등을 사신으로 보냈다. 이에 조선에서는 접반사(외국 사신을 접대하던 임시직 벼슬)를 보내지만, 목극등은 조선의 접반사는 산정에 오르지도 못하게 하고 자신이 직접 조선의 접반사의 군관들을 대동하고 백두산 장군봉에 올라가 일방적으로 정계비를 세웠다.
그런데 그 지점은 백두산 정상이 아니라 남동방 4km, 해발 2,200m 지점이었고, 비석에는 위에 대청(大淸)이라 기록하고 그 밑에 '烏喇摠管 穆克登, 奉旨査邊, 至此審視, 西爲鴨綠, 東爲土門, 故於分水嶺, 勒石爲記, 康熙 五十一年 五月十五日'이라 새기고 양측의 수행원 명단을 열기했다.
그 뒤 1881년 고종 18년에 청나라에서 간도 개척에 착수하자, 1883년 조선은 어윤중과 김우식을 보내 정계비를 조사하게 하고, 그 해 9월에 간도가 조선의 영토라고 주장했으나, 청이 비석에 새겨진 토문(土門)이 두만강이라고 우기는 바람에 해결을 보지 못하였다. 그러다 1909년 일제가 청나라로부터 남만주의 철도부설권을 얻는 대가로 간도 지방을 넘겨주고 말았다. 그리고 백두산정계비는 일제가 만주사변 때 철거했다.
<백두산정계비의 비밀>은 이런 역사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백두산정계비를 세울 때 청나라 사신에게 길안내를 했고 우리 땅을 조금 덜 빼앗기기 위해 천지에서 동으로 흘러나온 물길이 토문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심마니 애순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또한 그 후에 백두산 자락에 살면서 굶주림을 피하기 위해 조선국경수비대를 피해 몰래 두만강을 건너 간도에 땅을 일구고, 나중에 청이 간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자 백두산포수대를 조직해 직접 청나라에 대항했던 조선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 땅이 분명한 간도를 빼앗기다니 억울하고 분한 일이다. 이곳은 고려시대에는 윤관 장군이 여진족을 정벌하고 개척한 땅이고, 우리 민족이 독립운동으로 발판으로 삼았던 곳이다. 그 이전의 역사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많은 조선 사람들이 피땀 흘려 일군 그 땅을 어이없게 빼앗기다니 너무나 안타깝다.
그렇다고 이 책이 간도를 되찾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처럼 우리 땅이라고 해도 지킬 힘이 없으면 다른 나라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교훈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우리에게 이런 억울한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 땅을 개척했던 조상들에게 부끄럽고 마음이 아프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력을 키우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