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칠단의 비밀 - 방정환의 탐정소설 사계절 아동문고 34
방정환 지음, 김병하 그림 / 사계절 / 199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라는 잡지도 창간한 아동문학가 방정환 선생의 작품 중에 탐정소설이 있다는 것을 안 지가 그리 오래지 않다. 탐정 소설 하면 으레 셜록 홈즈를 주인공으로 만든 코난 도일과 포와로와 미스 마플을 만들어낸 아가사 크리스티가 떠오르기 때문에 서양 작가들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 치하에 있던 1920~30년대에 국내 작가가 아동 탐정 소설을 창작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그렇기에 이 책이 반가웠다. 그 당시에도 우리 어린이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는 이런 이야기를 창작한 작가가 있었다니 매우 이례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방정환 선생은 이 책을 그저 재미만 주기 위해 쓴 것은 아니고 암울한 시대에서 억압받고 있던 우리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서 썼다고 한다. 이 책에는 중편인 <동생을 찾으러>와 장편인 <칠칠단의 비밀>, 이렇게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이 두 편 모두 지혜와 용기만 있다면 어떤 위기도 극복해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 

  두 편 모두 청나라 사람들이나 일본인 곡마단에 청국에 끌려간 여동생을 오빠가 구해낸다는 이야기다. 오빠가 전문 탐정처럼 변장을 하고 꾀를 내서 여동생을 구해내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두 이야기에서 여동생은 아마 우리나라를 빗댄 것 같다. 청국에 시달리고 일본인의 지배하에 놓인 우리나라의 상황을 그들 나라의 악당들에게 잡혀간 여동생으로 설정한 것이다. 아무리 악당들이 힘 있고 수적으로도 많더라도 주위 사람들과 협동하고 지혜와 용기를 발휘한다면 반드시 물리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굳이 이런 숨은 뜻을 찾지 않더라도 그저 탐정소설로서의 재미만으로도 얼마든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재미있는 어린이 탐정 소설이 예전부터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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