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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바다 - 강제 징용자들의 눈물 ㅣ 보름달문고 37
문영숙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검은 빛깔의 표지부터 마음 아픈 이야기일 것이라 짐작케 한다. 제목 옆의 작은 글씨 ‘강제 징용자의 눈물’이 어떤 이야기일지 가늠하게 한다. 하지만 예상 이상으로 너무나 참혹하고 슬픈 이야기였다.
이 책은 병약한 형 대신 일본에 강제징용자로 끌려온 열다섯 살 난 소년 강재와 그의 친구 천석이가 바다 밑에 탄광이 있는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얼마나 처참한 생활을 했는지 보여주면서, 당시 일본에 끌려간 많은 조선인 강제징용자들이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자세히 알려준다.
석탄 묻은 주먹밥으로 끼니를 이으면서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바다 밑 갱도에서 감독관의 폭력에 시달리며 죽어라 일만 해야 했던 강제징용자들의 끔직하고 억울했던 삶의 이야기는 밝고 평화로운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엄청난 충격이다. 게다가 바다 밑 갱도가 붕괴돼 수몰된 사람들과 힘든 징용에서 살아남지만 원자폭탄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경악스럽고 눈물이 쏟아지게 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작가가 일본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생존자였던 김경봉 할아버지에 대한 신문기사가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작가도 이 기사를 통해 바다 밑에 탄광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그 후 사명감에 이끌리듯 김 할아버지를 만났고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이 시작될 즈음인 1939년부터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을 마구잡이로 끌고 가서 자기네 나라에서 전쟁 물자를 생산하는데 동원했을 뿐 아니라 태평양의 이름 없는 섬까지 끌고 가 총알받이로 내몰기까지 했다. 그러고도 전쟁이 끝난 뒤에는 그들을 그대로 버려두고 철수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우리가 책에서 그저 ‘강제징용’이라는 한 단어로 배워온 역사 속에 이렇게 마음이 미어지는 많은 사람들의 삶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니, 그들의 삶에 대해 무지했던 내가 너무나 부끄러워진다. 그리고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결단이 떠오른다. 그분들이 우리 앞에서 나서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등장도 무척 고맙고 의미 있다. 앞으로도 이렇게 우리가 잊고 살아서는 안 되는 역사를 일깨워주는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