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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모든 날들 - 둘리틀과 나의 와일드한 해변 생활
박정석 글.사진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한적한 바닷가에 오두막을 지어 놓고 원할 때는 언제나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삶을 살아보는 것은 누구나가 한번쯤 꾸었을 꿈일 게다. 나 역시도 일생을 늘 그렇게 산다는 것은 지루해서 싫겠지만 한두 달쯤은 일생의 사치로라도 그렇게 낭만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작가가 몹시 부러웠고 용감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소설 ‘33번째 남자’를 출간했고 남미와 발리,아프리카 등 60여 나라를 여행하고 그 기록을 ‘쉬 트래블스’. ‘용을 찾아서’,‘내 지도의 열두 방향’ 등의 책으로 엮어낸 여행 작가 박정석이 우연히 찾아간 동해안 마을에 반해 그곳에 머물러 살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는 그 마을에서 집을 한 채 직접 짓는 이야기인 ‘하우스’를 썼으며, 현재 그 집에서 3년 넘게 살고 있다. 이런 독특한 이력의 작가이고 잠시 동안의 시골 체험기가 아니라 온전한 시골 생활기여서 더욱 관심을 갖고 봤다.
가진 것들을 모두 두고 과감히 도시를 떠나 동해의 바닷가 마을에 정착한 것도 대단해 보였고 현대인의 필수품인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집안에 들여놓지 않았다는 것도 엄청나 보였다. 저자의 이런 삶은 ‘월든’을 저술한 미국의 자연주의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를 떠오르게 했다.
도시 사람들에게는 바다가 바로 보인다는 것 말고는 장점이 없어 보이는 시골집에서 이웃과 정을 나누고 닭과 개를 키우며 시골스럽게 사는 저자의 일상은 불편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이 기른 닭이 낳은 달걀을 먹고 직접 키운 채소를 따먹는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부러울 따름이다.
요즘 사람들은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돈을 벌어서 사기 때문에 무언가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냈다는 데서 갖게 되는 성취욕을 느낄 기회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는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해결하려고 애씀으로써 자주자주 성취감을 맛보며 행복하게 보내고 있었다.
아무튼 읽는 내내 부러웠었다. 내게는 이미 딸린 식구가 있어서 그녀와 같은 자유롭고 여유로운 삶을 꿈조차 꿀 수 없었지만, 책을 통해 대리만족할 수 있어 좋았다. 마치 내가 그녀의 방에 배 깔고 누워서 파도 소리를 벗 삼아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상상하면서 말이다. 해변에서의 낭만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에 동참해도 좋으리라.